국내 연구진이 핵융합 발전에 사용되는 플라즈마의 불안정한 상태를 규명하는데 성공했다.
윤건수 포스텍 첨단원자력공학부 교수와 박현거 울산과기원(UNIST) 물리학과 교수 공동 연구진은 플라즈마를 가두는 '토카막' 장치 내에서 폭발 현상이 일어나기 직전에 발생하는 현상을 규명했다고 3일 밝혔다.
태양이 1초 동안 만들어내는 에너지는 지구 상의 모든 발전소가 만들어내는 발전용량의 1조 배나 많다. 이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핵융합 현상을 모방해 만들어내는 '인공태양'은 언젠가 고갈될지 모를 화석연료, 그리고 항상 수많은 논란의 중심에 있는 원자력을 대체할, 고효율적이고 친환경적인 대체 에너지 자원으로 전 세계의 협력 아래 연구되고 있다. 핵융합 장치의 핵심은 강력한 자기장을 이용해 수억도에 이르는 초고온 상태의 플라즈마를 가두는 토카막 장치다. 하지만 고온의 플라즈마가 불안정한 상태가 상용화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지구에서 태양과 같은 핵융합 반응을 일으켜 에너지를 만들기 위해서는 태양보다 더 뜨거운 초고온의 플라즈마가 필요하다. 이 플라즈마는 기체가 이온화된, 물질의 네 번째 상태다. 태양은 중력이 강해 태양 내부의 높은 밀도와 압력을 통해 이 제멋대로인 플라즈마를 가둘 수 있지만 태양과는 상황이 다른 지구에서는 플라즈마가 전하를 띠고 있다는 성질을 이용해 자기장으로 도넛 형태의 장치 속에서 끊임없이 돌아가도록 하는 토카막이라는 장치를 이용해 플라즈마를 가둔다.
문제는 갇혀있는 플라즈마가 바깥과의 압력과 온도차이 때문에 경계면의 상태가 불안정해진다는데 있다. 상태가 불안정해지면 상당한 양의 플라즈마 입자와 열이 밖으로 한 번이 빠져나가는 '플라즈마 경계면 폭발현상'이 발생한다. 그리고 이 폭발현상은 크기에 따라 플라즈마를 가두는 토카막 내벽에 심각한 손상을 입힐 수 있는 위험을 안고 있다.
연구진은 고속 밀리미터파 카메라와 초고속 전자기파 검출기를 개발해 우리나라의 '인공태양' KSTAR에 설치해 경계면 폭발현상을 관측했다. 그 결과 경계면 폭발 직전에 고립 섭동현상이 일어난다는 것을 발견하는데 성공했다. 박현거 교수는 "지금까지 발표된 이론으로는 이 현상을 설명할 수 없는 상황으로 향후 플라즈마 유체이론, 수치 시뮬레이션 연구에 활용될 수 있을 뿐 아니라 지금까지 핵융합 관련 연구의 난제 중 하나로 손꼽혀 왔던 플라즈마 경계면 폭발 메커니즘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며 "향후 경계면 폭발과 함께 생겨나는 강력한 전자기파에 대한 해석 연구를 후속 연구로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 최신호에 게재됐다.
[원호섭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