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처럼 생긴 전자 메모리소자를 직조해 만든 전자옷감이 나와 주목된다. 26일 한국연구재단에 따르면 이미정 국민대 신소재공학부 교수와 황철성 서울대 재료공학부 교수팀은 알루미늄이 코팅된 실과 탄소 섬유를 결합해 전기적 특성을 띠는 전자옷감을 개발했다.
최근 '스마트 의류' 개발이 속속 이뤄지면서 전자적 섬유 소재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 하지만 기존 스마트 의류는 연성 기판이나 플라스틱 패키지 위에 집적회로를 올리고 이를 직물 위에 다시 올리는 방법으로 만들고 있다. 이 경우 플라스틱 보드가 직물보다 무겁기 때문에 의상에 부착하면 착용감이나 내구성이 떨어지게 된다.
그러나 연구진은 단순히 전자소자를 옷감 위에 조립하는 수준을 넘어 실 형태의 전자재료를 직조하는 방식으로 전자옷감을 구현해 냈다. 해당 소자가 온전히 실 모양을 지니기 때문에 베틀을 이용해 옷을 짜듯 실제로 손쉽게 전자옷감을 만들 수 있다. 따라서 이 전자옷감은 구부러짐이나 뒤틀림, 세탁 후에도 안정적으로 작동한다.
특히 연구진이 알루미늄 코팅 실과 탄소 섬유로 직조한 옷감은 저항변화와 같은 전기적 특성도 그대로 나타낸다. 전압이 가해졌을 때 저항값의 변화로 절연체와 전도체의 특성이 번갈아 나타나는 것이다. 기존에는 두 금속 사이에 절연체를 넣는 3층 구조였을 때 저항변화가 나타났다. 하지만 이번에는 알루미늄 표면의 자연산화막과 탄소 섬유의 접촉면에서 산화·환원 반응을 통해 산소 빈자리가 생성·소멸되는 반응이 반복적으로 일어나면서 저항변화가 생겼다.
이미정 교수는 "전자소재를 실 형태로 직조해 완전히 옷감화된 저항변화 메모리를 개발했다"며 "고가의 복잡한 반도체 장비 없이 기존 섬유산업에서 사용하던 장비를 그대로 활용해 대량 생산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스마트 의류나 웨어러블 장치 등에 폭넓게 적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서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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