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업체 한섬이 올해를 '글로벌 진출 원년'으로 삼고 해외 시장 확대에 적극 나섰다. 특히 유럽시장 진출 교두보 역할을 해왔던 프랑스 파리 소재 편집숍 '톰그레이하운드 파리'를 통해 해외 진출 성공 사례를 늘린다는 계획이다. 현재 한섬이 톰그레이하운드 파리에서 판매하는 브랜드 중 자체 브랜드 비중은 10%선이다. 여성복 브랜드 '시스템'과 시스템의 남성 라인인 '시스템옴므', 잡화 브랜드 덱케 등을 이곳에서 판매하고, 나머지는 해외 브랜드로 채워져 있다.
하지만 앞으로는 톰그레이하운드 파리 매장에서 판매하는 국내 브랜드의 비중을 대폭 늘려 이곳을 해외 진출 기지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우선 올해까지 자체 브랜드 비중을 30%로 늘리고, 내년에는 40%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톰그레이하운드 파리는 한섬이 자사 브랜드를 프랑스의 유명 백화점인 라파예트에 진출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곳이다. 라파예트 백화점 관계자가 지난 2014년 문을 연 톰그레이하운드에서 시스템과 시스템옴므를 보고 백화점 입점이 성사됐기 때문이다. 그 덕에 시스템이 지난 1월 라파예트 백화점 내 편집숍에 입점했고, 시스템옴므는 이달 8일 정식 단독 매장을 열었다. 올 하반기에는 시스템과 더캐시미어가 각각 단독 매장 형태로 입점할 예정이다.
한섬 관계자는 "시스템과 시스템옴므는 톰그레이하운드 파리를 찾은 현지 바이어나 일반 고객들 사이에서 항상 반응이 좋았다"면서 "라파예트 백화점에 입점하는 데 톰그레이하운드 파리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시스템옴므가 현지에서 좋은 반응을 얻은 만큼 또다른 남성복 라인인 '타임옴므'를 올해 파리에 진출시키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또한 국내 톰그레이하운드 매장에서 선보이고 있는 '톰그레이하운드 PB' 상품도 현지에서 추가로 판매할 예정이다.
한섬 관계자는 "그 동안 톰그레이하운드 파리가 현지의 최신 트렌드를 파악하고 패션업계 관계자들과 네트워크를 쌓는 창구 역할을 해왔다"면서 "올해부터는 제품 판매를 위한 쇼룸으로서의 기능을 더 강화해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섬은 올해 중국에서도 매장을 10개 정도 열 예정이다. 이미 지난 1월 말 시스템옴므 매장을 항저우다샤백화점에 열었고, 다음달에는 항저우 대형 쇼핑몰인 항주캐리센터에 시스템과 시스템옴므가 복합 매장 형태로 입점한다. 패션의 본고장인 파리를 거점으로 유럽을 공략하면서 아시아 최대 규모 시장인 중국에도 동시에 진출해 오는 2020년까지 수출을 매출액의 10%까지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강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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