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국민들이 국내에서 절약한 돈으로 해외여행을 떠나 많은 돈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21일 발표한 '2016년 중 거주자의 카드 해외사용 실적'을 통해 지난해 내국인이 해외에서 카드로 결제한 금액이 143억달러(약 16조4000억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전년 132억6400만달러(약 15조1806억원원)보다 약 7.8% 늘어났다.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1994년 이후 가장 큰 금액이기도 하다. 이는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1994년 이후 가장 큰 금액이다.
해외 신용카드 결제액이 늘어난 것은 해외여행을 하는 소비자가 늘어난 영향으로 보인다. 한국관광공사는 지난해 해외로 출국한 국민이 전년 1931만명보다 15.9% 늘어난 2238만명에 달했다고 집계했다.
불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해외여행에 돈을 쓴 소비자들은 국내 소비를 줄일 수밖에 없다. 통계청 가계동향에 따르면 여름 휴가 기간이 포함된 지난해 3분기의 전체 가계 소비지출은 257만9437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256만2507원보다 0.66% 늘어나는 데 그친 것이다. 같은 기간 가계소득 증가율도 0.65%에 불과했다. 버는 돈과 쓰는 돈이 크게 늘지 않았는데 해외에서 쓴 돈만 크게 늘었다면 국내 소비를 줄였을 것이란 추론이 가능하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9일 발간한 경제동향(그린북)에서 "최근 우리경제는 (소비자들의) 심리 위축 영향 등으로 민간소비가 둔화되며 경기회복이 지연되는 모습"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지난달 소비자심리지수는 93.3으로 3개월 연속 기준치인 100을 밑돌았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3월(75.0)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소비자심리지수가 100보다 작으면 평균적인 경기상황보다 좋지 않음을 의미한다.
[디지털뉴스국 이경서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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