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발 인천공항행 진에어 항공기에서 연기가 발생해 승객 392명이 긴급대피하고 6시간 넘게 지연 출발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8일 진에어 탑승 승객 등에 따르면 이날 0시 40분(현지시간 오후 10시 40분)께 태국 방콕공항에서 인천공항으로 출발하려던 진에어 LJ004편 날개 근처에서 연기가 쏟아져 나왔다.
연기는 순식간에 기내 날개 근처 좌석을 뒤덮었고, 앞쪽 자리까지 타는 듯한 매캐한 냄새가 진동했다. 당시 기내에 탑승해 있던 승객 392명 가운데 상당수가 연기 흡입으로 두통과 목 불편 증상을 호소했다.
진에어는 신속히 승객을 대피시키고 항공기를 정비한 뒤 재운항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 승객들은 "승무원들이 우왕좌왕하며 착석을 요구하고, 비상문을 여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8분 동안 승객을 대피시키지 않았다"며 허술한 초동조치를 비판했다.
승객 나모씨(32)는 "항공사측은 승객들이 의료진 도움을 요청할 때까지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았고, 비상문도 오픈시 미끄럼틀이 설치돼 있지 않아 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면서 "무엇보다 불이 난 비행기를 수리해 승객을 수송한 것 자체가 안전불감증의 극치"라고 비난했다.
이에대해 진에어측은 "2분 동안 상황을 파악하고 손님 하기까지 7분이 소요됐다"면서 "특히 슬라이딩 도어는 비행기 문을 모두 닫고 출발준비를 완료해야 팽창하기 때문에 승객 탑승이 진행되는 중간에 문을 열면 승객 추락 위험이 있어 열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문제의 항공기를 재운항 하기로 결정한 이유에 대해서는 "항공기는 엔진을 켜기 전 보조동력장치(APU)의 도움을 받아 기내에 전력 등을 공급하는데 APU에서 새어나온 윤활유가 기화하면서 발생한 연기가 일부 기내로 유입됐다"면서 "APU는 항공기 엔진을 가동하면 역할이 끝나 비행에는 전혀 지장을 주지 않기 때문에 재운항이 가능한 상황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진에어 항공기는 6시간 25분 지연된 오전 7시 37분(한국시간) 방콕공항을 출발해 낮 12시 7분께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하지만 승객 392명중 90명은 불안감을 호소하며 재탑승을 거부했다. 진에어 관계자는 "현지 잔류 승객에 대해서는 대체 항공편 등을 마련해 제공했다"고 말했다.
[지홍구 기자 / 연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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