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연간 매출 4조원, 영업이익 1조원 시대를 열었다.
26일 네이버는 공시를 통해 지난해 매출 4조226억원, 영업이익 1조102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과 비교하면 매출은 23%, 영업이익은 32.7% 각각 증가했다. 이로써 네이버는 1999년 창사후 처음으로 '매출 4조원대·영업이익 1조원대'에 진입했다.
지난해 4분기로만 보면 매출 1조850억원, 영업이익 2903억원을 기록해 2분기 연속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전체적으로는 △광고 2조9670억원 △콘텐츠 9249억원 △캐릭터 상품 판매 등 기타 사업 1308억원으로 집계됐다. 모바일 부문 비중은 64%, PC는 36%로 나타났다.
네이버의 이같은 호실적은 광고 매출 급증에서 찾을 수 있다. 지난해 4분기에 광고 매출로만 역대 최대치인 8219억 원를 기록했다. 박상진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모바일 부문에서 특히 성장이 두드러졌다"면서 "지난해 4분기는 전분기보다 모바일 광고에서 500억원 넘게 매출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네이버 광고 매출은 지난해 3700여 신문 전체와 지상파 3사 광고 매출을 모두 합한 규모(2조7000억원대)보다 많다.
콘텐츠 부문에선 3분기 연속 매출이 하락하며 상대적으로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네이버는 지난해 4분기 웹툰과 웹소설 등 콘텐츠 분야에서 2242억원 매출을 올렸다. 전분기보다 100억원 가까이 실적이 하락했다. 네이버는 이를 만회하고 콘텐츠 분야 전문성을 키우기 위해 네이버 웹툰 사업부문을 분할해 별도 자회사를 설립한다고 이날 밝혔다. 네이버 측은 "웹툰 제작과 배포 사업에서 보다 효율적이고 독립적인 의사 결정을 하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 내정자는 "동영상 서비스 강화를 위해 '네이버TV캐스트'와 '네이버미디어플레이어'를 '네이버tv'로 통합했다"면서 "이를 기반으로 올해 웹드라마 웹예능 등 영상 콘텐츠확보를 강화할 예정" 이라고 말했다.
네이버 자회사 '라인'은 이용자 증가세 둔화로 매출 역시 정체될 것이란 예상이 많았지만 결과는 달랐다. 라인은 지난해 4분기 매출 375억 엔(약 3860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5.9% 상승했다. 지난해 전체적으로는 1407억엔(약 1조4480억원)을 기록했다. 라인 덕에 네이버 글로벌 매출도 전년보다 26.4% 증가했다. 라인 매출 호조의 1등 공신은 특정 광고 대상에게만 광고를 노출하는 '퍼포먼스 광고'다. 라인 관계자는 "소액광고 예산으로도 집행이 가능하기 때문에 중소기업, 자영업자 들에게 인기가 좋다"고 설명했다. 지난 2015년 4분기 처음 도입된 라인 퍼포먼스 광고는 1년 만에 지난 4분기 40억엔(약 420억원)을 넘게 벌며 가파르게 성장 중이다. 이는 라인 전체 광고매출의 26%를 차지하는 수준이다. 라인 이용자는 다소 주춤하는 모양새다. 라인의 지난해 4분기 글로벌 이용자수(월간 활동 이용자 기준)는 2억1700만명으로 전분기보다 오히려 300만명이 줄었다.
한편 광고 쏠림 현상이 심해지면서 정부의 인터넷 광고 규제 방안이 논의되자 네이버는 국내 업체 '역차별' 문제부터 해소하라고 지적했다. 최인혁 네이버 비즈니스부문 총괄 부사장은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모바일 동영상 광고가 급증하지만 구글 페이스북 등 외국 사업자는 매출을 공개하지 않아 (국내) 점유율도 잘 모른다"며 "모든 사업자가 동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 프레임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찬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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