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정환규 씨(33)는 작년 설 연휴 당시 처가에 들른 뒤 귀경하기 전 경주에 들렀다. 정씨는 편의점에 들러 도시락을 먹었고, 정씨 아내는 속이 더부룩하다며 편의점에서 소화제를 사 복용했다. 정씨는 운전시 졸음을 쫓는 초콜릿, 캔디도 함께 구매했다. 정씨 부부와 같은 명절 'D턴족'들의 열기로 명절 연휴 관광지·리조트·로드사이드 점포의 편의점 매출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에 따르면 명절기간 주요 관광지 편의점의 매출 신장률은 2014년 5.4%에 불과했지만 2015년 16.1%, 작년 25.8%로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D턴족'이란 명절 연휴 때 고향을 찾았다가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여행이나 나들이를 떠나는 사람들을 일컫는 신조어다. 이들의 이동 경로가 알파벳 D와 유사해 붙여진 용어다.
2015년 대비 작년 주요 입지에 위치한 CU 편의점의 설·추석 명절 매출은 도시락(188.8%)이 가장 높았다. 초콜릿(64.9%)과 즉석원두커피(57.1%)가 2·3위를 차지했다. 명절음식 과식으로 소화제를 찾는 D턴족이 많아지면서 안전상비의약품(44.5%)도 눈에 띄게 늘었다. 심심한 입을 달랠 수 있는 푸딩, 빅슈, 조각케익과 같은 디저트와 아이스크림도 각각 54.0%, 24.6% 매출이 증가했고, 캔디도 35.0% 올랐다.
D턴족은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국토교통부가 조사한 명절 교통수요 조사에서 귀성객의 70% 이상이 '3일 이내 짧은 기간만 고향집에서 보내겠다'고 응답했고, 특히 '설 당일만 고향집에서 보내겠다'는 응답률도 11.2%에 달했다. 명절에 친척과 함께 보내는 기간은 짧게 잡고, 휴식이나 여가를 위해 놀러가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홍철기 BGF리테일 영업기획팀장은 "최근 명절 D턴족이 부쩍 늘며 터미널과 휴게소 점포 외에도 관광지, 리조트 입지에 위치한 편의점은 매출이 크게 늘고 있다"며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소비자 구매 패턴을 파악해 최적의 상품을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태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