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백화점들이 판매 중인 설 선물세트 매출이 역신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9월 청탁금지법 시행에 따른 우려가 현실화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17일 백화점업계에 따르면 지난 9일부터 설 선물세트 본 판매를 시작한 현대백화점의 15일까지 판매 실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1%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신세계백화점 역시 설 선물세트 본 판매를 진행한 지난 12~15일 실적이 작년 동기 대비 1.6% 하락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강남점을 증축하고 최근 하남점과 대구점을 신규 오픈하는 등 점포 수와 영업면적 자체가 늘어난 신세계백화점은 기존점만 놓고 비교하면 하락 폭이 3~4%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백화점에서 설 선물세트의 하락세를 주도한 품목은 5만원 이하 선물세트 구성이 어려운 정육과 수산이었다.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정육의 신장률이 -12.3%로 특히 부진했고, 수산 부문의 판매 실적도 11.1% 역신장했다. 청과 부문의 신장률도 -12.5%를 기록했다. 신세계백화점에서도 정육(-1.3%), 수산(-2.7%), 농산(-1.8%) 등의 품목에서는 역신장을 면치 못했다.
신세계백화점 측은 "설 선물세트 판매 실적이 매우 부진한 상황"이라며 "확실히 5만원 이하의 단가가 낮은 쪽으로 수요가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롯데백화점은 지난 2~15일 진행한 설 선물세트 본 판매실적이 지난해 동기대비 9.6% 깜짝 신장했다. 현대나 신세계보다 설 선물세트 판매를 7~10일 일찍 시작한 가운데 정관장 등 건강식품 판매가 44.2% 늘어난 것이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현대, 신세계와 마찬가지로 롯데에서도 굴비(-15%), 정육(-8%), 청과(-2%) 등의 판매 실적은 부진했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5만원 이하 설 선물이 잘 팔린다는 소식이 솔직히 백화점 입장에선 달가운 얘기가 아니다"라며 "28일 설 명절이 시작되기 전까지는 아직 시간이 남아 판매 추이를 지켜봐야겠지만 (청탁금지법 시행에 따른) 우려가 현실화되는 것은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방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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