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처음으로 미국산 신선계란 수입이 이뤄질 예정인 가운데 소비자가격은 얼마에 형성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0일 정부 및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번 주말 안으로 미국산 계란 164만개가 항공기로 수입된다.
국내 유통업체 1곳이 이미 지난주 미국 현지 업체와 신선 계란 수입계약을 했고, 전날 미국, 스페인과 각각 계란 수입을 위한 모든 검역과 위생절차 협의를 마쳤다. 국내에 도착해 검역과 위생점검 등 기본적인 수입절차를 밟는데 10여일 이상이 소요되는만큼 실제 국내 시장에 공급되는 시점은 설 전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산 계란 수입의 관건은 고공행진 중인 국산 계란값을 안정화하는데 기여할 수 있느냐다.
이번에 처음 계약물량을 들여오는 국내 수입업체의 경우에는 원가보다도 30%가량 더 낮은 120원대로 계약을 성사시킨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산 계란의 국내 소비자가격은 수입업자가 자율적으로 결정하게 되는 가운데 대체로 국내 가격과 비슷하거나 다소 낮을 전망이다.
수입업체나 유통업체 입장에서 수입산을 국내보다 비싸게 받는 것은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농수산식품부는 미국 현지 업체 견적 금액(2016년 12월 20일 기준)을 바탕으로 미국 내 운송비를 포함한 수입 계란의 원가(개당 184원), 수입업체가 부담하는 항공운송비(50% 지원시 76원), 국내유통비(도매→소매 56원)를 모두 더하면 개당 316원 정도로 소매 가격을 추산하고 있다.
농식품부 측은 "단가가 조금씩 다를 수는 있겠지만, 수입산 계란 단가 자체가 비싸므로 항공 운송료 지원 등으로 국내 수준에 맞추려고 한다"고 말했다.
양계협회에서는 미국산 계란의 산지 출하가격과 항공운송비용, 국내 유통비용 등을 종합하면 국내에서 수입란 1개 가격은 300~350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계란이 신선식품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냉장 보관 등 운송 방법에 따라 운송비가 비싸져 실제 판매가격이 예상치보다 더 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 이전에 국내 일평균 계란 공급량이 4300만개였다. 살처분 여파로 지금은 공급이 줄어 2700만개임을 고려하면 이번에 수입되는 미국산 계란 164만개는 국내 공급량의 6%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계란공급 부족분을 완전히 해소하는데는 턱없이 부족한 수준.
그러나 농식품부는 수출작업장 등록 개수가 계속 늘어나고 있는 만큼 수입에 나서는 업체와 물량도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아울러 계란수입으로 설 대목을 앞두고 치솟는 계란 가격을 안정시키는데는 일부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디지털뉴스국 방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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