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벽두부터 열연·냉연강판, 후판 등 주요 철강 제품 가격이 줄줄이 인상될 예정이다. 철강 가격 상승은 가전과 자동차, 조선, 건설 등 국내 주력 산업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3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이달 열연강판과 후판은 t당 12만원, 도금재 등은 t당 약 10만원 가량 인상할 계획이다. 업계 2위 현대제철도 열연·냉연·후판값 소폭 인상을 예고했다. 열연제품은 주로 철골구조물이나 특수강 재료로 사용된다. 냉연은 가전제품과 자동차에 주로 쓰고 두께 6mm 이상의 후판은 선박 건조에 사용된다.
포스코 관계자는 "이달부터 순차적으로 주요 제품 가격 인상을 계획하고 있다"며 "철광석·원료탄 가격의 지속적인 상승으로 인한 원가부담 가중과 국제 철강가격 상승에 따른 조치"라고 말했다. 현대제철 관계자도 "원료 값이 1년 전과 비교해 크게 올랐다"며 "철강 구조조정 여파로 중국 철강가격이 오르고 있는 것이 가격 인상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쇳물을 만들 때 사용되는 주원료인 철광석과 원료탄 가격은 지난 한 해 거침 없이 올랐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철광석 가격은 지난해 1월 t당 40달러 수준이었지만 최근 80달러까지 치솟았다. 원료탄 가격 상승폭은 더 크다. 지난해 8월까지만 해도 t당 100달러를 밑돌던 원료탄 가격은 한 때 300달러를 돌파했다가 최근 230달러대를 유지하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원료탄은 주로 중국에서 수입하는데 중국이 생산량을 크게 줄이는 바람에 가격이 크게 뛰었다"고 말했다.
가격 상승으로 철강제품을 주로 사용하는 국내 주력 산업은 수익성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철강 가격 상승분을 고스란히 원가에 반영해 소비자 가격 인상으로 연결시키지 어려운 환경이기 때문이다. 특히 조선업계가 바짝 긴장하는 모습이다. 현대제철과 포스코가 후판값을 올린다고 해도 선박 가격에 반영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현재 선박 가격은 거의 10년 전 수준으로 떨어졌다"며 "업체간 경쟁이 가열돼 가격을 올리면 수주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문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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