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시는 것처럼 저는 키 1m의 작은 사람입니다. 하지만 제가 1년 동안 곳곳을 다니며 수거해 모은 종이컵은 5t이나 됩니다. 버려진 종이컵이 장학금으로 쓰이는 것을 볼 때면 저처럼 작은 사람도 무언가를 나눌 수 있다는 사실에 마음이 뿌듯해집니다."
작은 키의 이금자 씨(61)는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지만 울림은 그 어느 강연보다 컸다.
코오롱 그룹은 28일 '특별한' 외부인사 강연을 진행했다. 선천성 왜소증으로 키 102cm, 체중 32kg에 불과한 이금자 씨가 이날 강연의 주인공이었다. 이 씨는 올해 4월 코오롱그룹 오운문화재단이 시상하는 우정선행상 본상 수상을 계기로 코오롱그룹이 매주 수요일 진행하는 '성공퍼즐세션'의 올해 마지막 연사로 무대에 섰다.
강연에 참석한 200여명의 코오롱 임직원들은 이 씨와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의자 없이 강당 바닥에 앉아 1시간동안 강의를 들었다.
이 씨는 버려진 종이컵을 수거한 돈으로 9년째 장학금을 기부하며 '작은 거인'의 기적을 실천해왔다.
2010년부터 2015년까지 그가 모은 종이컵은 21t, 약 633만개에 달한다. 이날 강연을 들은 한동진 코오롱인더스트리 주임은 "아픔을 딛고 작은 힘으로 세상을 바꾼 강연자의 이야기에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강연이 끝난 뒤 참석했던 임직원들은 본사 로비에 설치된 '인벤트리'에서 기부에 나서기도 했다.
'인벤트리'는 연말을 맞아 코오롱 과천 본사, 인더스트리 구미공장, 평창자연휴게소 등에 폐자재와 재고 의류 등을 활용해 만든 재활용 트리다. 임직원들은 트리의 해체 과정에 참여해 2000원씩을 기부하고 대신 장식했던 소재들을 선물로 받았다. 이날 기부로 모인 기금은 내년초 신학기를 맞은 저소득층 아동을 위한 학용품 키트 '드림팩(Dream pack)' 제작에 사용된다.
[강영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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