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에 근무하는 회사원 이상현(45)씨는 하루에 꼭 두번씩 방문하는 곳이 있다. 맛과 향이 좋아 점찍어놓은 커피전문점이다. 과거에는 사무실에 출근해서 믹스 커피를 타 먹는 게 일상이었지만, 이제는 자신만의 ‘취향’에 맞는 핸드드립 커피전문점에서 전문가가 내려준 커피를 사 마신다.
일명 ‘아재’라고 불리던 4 050세대가 변하고 있다. 시대를 따라가지 못한 채 젊은 세대가 이해하지 못하는 옛 유머를 구사하던 ‘아재’들은 가고 트렌드를 쫓는 근사한 중년으로 탈바꿈 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기존 커피전문점들의 주요 고객이었던 20~30대 여성들이 ‘대화’와 ‘커피를 마시는 문화’에 집중하는 것과는 달리 이들은 ‘맛’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는 게 차이점이다.
2008년부터 올해까지 최근 8년간 SPC그룹의 마일리지카드인 해피포인트를 이용한 이용자수 등을 분석한 빅데이터에 따르면 이 기간동안 해피포인트를 이용한 이용객이 112% 증가한 반면, 40대이상의 중년 남성 이용객은 두 배에 가까운 288%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회사의 커피전문점인 ‘파스쿠치’를 이용한 4050 남성고객 수는 8년 전에 비해 722%나 늘었다. 같은 연령대의 파스쿠치 여성 이용객이 약 5배(425%) 증가한 것에 비해 증가폭이 훨씬 크다. 아이스크림 전문점인 ‘배스킨라빈스’ 이용자 추이도 비슷하다. 8년간 배스킨 라빈스 이용객은 해피포인트 사용횟수 기준으로 약 1.9(92%)배 늘었지만, 4050대 남성만을 따로 놓고 봤을 때는 3.7배(288%)가 늘었다. 즉 과거에 비해 중년 남성들의 커피전문점과 아이스크림 매장에 더 자주 방문한다는 뜻이다.
SPC그룹 관계자는 “그 동안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40~50대 중장년 남성들이 디저트 소비 시장의 중요한 계층으로 급부상했다”며,“앞으로 이러한 빅데이터를 활용해 맞춤형 마케팅 활동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타벅스 코리아의 O2O서비스인 ‘사이렌오더’를 이용하는 40대의 비중은 전체의 11%에 달한다. 사이렌오더란 매장을 방문하기 전 모바일 앱을 통해 음료를 먼저 주문하는 서비스다. 물론 모바일에 친숙한 2030세대가 전체의 86%를 차지할 만큼 비중이 높지만 스타벅스 코리아 입장에서는 40대의 비중이 10%를 넘어섰다는 것에도 큰 의미를 두고있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솔직히 40대 이상이 사이렌 오더를 활용할 것이라고는 크게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이라며 “특히 40대는 전체 연령대에 비해 남성의 비중이 높다”고 말했다. 사이렌오더 이용객의 성별을 분석해 보면 여성이 78%, 남성 비중이 22%이다. 하지만 40대의 경우 남성 이용자의 비중이 32%로 훨씬 높다.
[이새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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