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릭터 애니메이션·완구 전문기업 투바앤의 창업자인 김광용 투바앤 대표는 최근 매일경제 기자를 만나서 한 설계도를 꺼내들었다. 설계도를 빼곡히 채운 것은 에버랜드나 롯데월드 같은 테마파크에 어울리는 각종 놀이기구와 부대시설의 모습이었다. 눈에 띄는 점은 모든 설계도면마다 투바앤의 대표 캐릭터인 ‘라바’를 비롯해 ‘다이노코어’, ‘윙클베어’ 등이 그대로 적용된 것. 약 14만평 규모의 일본 도쿄 디즈니랜드보다 더 크게 제주도에 들어서는 투바앤의 토종 캐릭터 테마파크다.
투바앤은 내년 9월에 문을 여는 제주신화월드 내에 17만 5000평(약 57만㎡)에 걸쳐 투바앤의 캐릭터를 메인 콘셉트로 하는 테마파크 건설 프로젝트를 본격화하고 있다. 김 대표는 “기존에 전 세계에서 오직 월트디즈니와 유니버셜스튜디오 2개사만 지적재산권(IP)를 활용해서 이 같은 테마파크 비즈니스를 영위해 왔다”며 “토종 캐릭터가 상징물 몇개에 그치지 않고 놀이기구를 포함한 모든 테마파크 시설에 적용되는 일은 투바엔이 국내 최초”라고 소개했다.
제주신화월드는 지난 2014년 2월 홍콩계 투자사인 란딩인터내셔널과 싱가포르계 투자사인 겐팅싱가포르의 합작으로 출범해 현재 란딩인터내셔널의 자회사인 람정제주개발을 통해 진행 중인 개발사업이다. 오는 2019년 완공을 목표로 약 76만평(251만㎡) 부지에 2조 1000억원을 투자해 테마파크, 관광호텔, 컨벤션센터, 휴양리조트 등을 갖춘 동북아 지역 대형 가족형 복합리조트로 개발된다. 테마파크는 내년 9월 개장이 확정됐다. 김 대표는 “이미 세계 유수의 놀이테마파크 설계회사에 용역을 맡겨 구체 설계에 나선 상태”라며 “제주신화월드 개장 이후 10년간 독점적으로 투바앤의 캐릭터를 공급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해 경쟁 캐릭터가 진입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제주신화월드에서 투바앤은 업계 최초로 콘텐츠 라이센스부터 연관 제품 판매까지 이어지는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한다. 라바, 윙클베어, 로터리파크 등 투바앤의 대표 캐릭터가 활용된 가족형 테마파크 형태로 외관은 물론 각종 놀이기구와 편의시설에 캐릭터가 입혀진다. 테마 존 내에 설치된 입체영상관에서는 투바앤의 애니메이션을 관람할 수 있을 예정이다. 김 대표는 “연간 1300만명의 관광객이 찾는 제주도에 세워지는 만큼 국내 방문객뿐 아니라 해외 관광객에게도 토종 캐릭터 테마파크를 알릴 수 있고 향후 투바앤 캐릭터 세계 시장 진출의 교두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투바앤은 제주신화월드 테마파크 준공을 계기로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실현에 옮긴다. 윙클베어 카페를 신규 개점하는 한편 라바, 다이노코어 등 캐릭터 연관 제품도 판매한다. 콘텐츠 라이선스를 기반으로 추가 수입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 대표는 “콘텐츠 로열티 수입이나 윙클베어 카페 매출은 상징적인 부분이며 신규매출의 90% 가까이 캐릭터·콘텐츠 연관 제품 납품으로 달성할 것으로 본다”며 “실제 입장객 추이에 따라 변동 가능하지만 테마파크 신규매출로 200억~300억원 가량의 실적을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제주신화월드에 납품하는 연관제품은 특화된 아이템과 디자인을 개발해 적용할 계획”이라며 “이미 20여명의 디자이너들이 제품 카테고리별로 디자인을 만들고 있고 내년 상반기 중 본격적인 제품 양산에 들어간다”고 말했다. 테마파크 진출 비화도 흥미롭다. 김 대표는 “제주신화월드 착공 이후 란딩인터내셔널 측은 월트디즈니에 먼저 캐릭터 사용권을 제안했지만 작은 아이템 하나에도 2개월의 시간이 걸렸다고 전해왔다”며 “투바앤이 라바를 일주일만에 사업화 아이디어까지 토털 솔루션을 제안하자 다른 캐릭터까지 계약을 제안해와 테마파크 7곳에 순차적으로 들어가게 됐다”고 전했다.
투바앤은 차별화된 콘텐츠 제작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기업공개(IPO)도 추진한다. 김 대표는 “2019년 중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앞으로 지주사를 설립하고 다이노코어 등 완구제조 부문은 투바앤의 별도 상장법인 자회사로 세울 계획”이라며 “콘텐츠도 기술발전 트렌드를 따라가는게 중요하기에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가상현실(VR) 등 콘텐츠 제작 기술을 가진 벤처를 인수합병(M&A)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안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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