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이 빠르면 이번달 안에 보유 회삿배(사선) 처분 작업을 완료한다.
4일 해운업계 관계자는 “해외 선주로부터 한진해운이 빌린 용선은 반납 작업이 마무리됐다”며 “사선도 이달 중에는 처분을 마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짐을 옮겨줄 선박이 없으면 영업활동이 정지될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사실상 한진해운이 파산 수순에 들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한진해운은 컨테이너선 22척을 들고 있다. 이 가운데 용선(빌린 배) 2척은 해외 선주에 반납할 예정이고, 사선 중 5척은 자산 매각 프로그램에 들어가 국내 선사에 매각하는 작업이 진행 중이다. 남은 컨테이너선 15척은 선박금융을 통해 국내외 은행에서 돈을 빌려 구입한 배다. 한진해운 측은 금융권 빚을 갚기 위해 잔여 사선도 모두 처분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진해운 파산 운명은 이달 10일 이후 판가름날 전망이다. 이날 법조계에 따르면 한진해운 회생, 파산 여부를 가늠할 조사위원(삼일회계법인) 실사 보고서 제출 일정이 4일에서 일주일간 연기됐다. 자산 매각과 관련해 알짜자산으로 분류되는 스페인 터미널(알헤시라스)은 현대상선 인수가 유력하다. 현대상선은 터미널 인수를 통해 미주 노선에 유럽·아프리카 거점 항만을 연계해 영업력 강화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9월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 직전 한진해운은 총 98척 컨테이너 선단(용선60척·사선 37척)을 거느린 세계 7위 선사였지만 불과 석달만에 선대가 공중 분해된다.
반면 중국 해운사는 공격적으로 몸집을 키우고 있다. 이날 중국 관영 차이나데일리는 중국 해운사 코스코(COSCO)가 주도하는 글로벌 해운동맹(오션얼라이언스)이 본격 운항을 앞두고 컨테이너선 350척을 국제 화물노선에 투입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경쟁관계인 해운동맹 ‘2M’에 대항해 물량공세를 선언한 셈이다. 덴마크와 스위스 해운사로 이뤄진 2M은 현재 200여 척의 선박을 운영 중이다.
[베이징 = 박만원 특파원 / 서울 = 김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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