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와 LG유플러스가 사물인터넷(IoT)과 관련해 맞손을 잡았다. 내년초 NB-IoT(협대역 사물인터넷)을 상용화하고 같은해 전국망을 구축하겠다는 청사진이다. 두 회사는 NB-IoT가 로라망보다 기술에 이점이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6월말 로라 전국망을 구축한 SK텔레콤을 겨냥한 발언이다.
조창길 LG유플러스 네트워크 전략담당은 3일 서울 광화문 KT사옥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지난 2014년말부터 IoT 전용망 기술로 NB-IoT와 로라를 검토했다”면서 “NB-IoT는 지하나 등산로 등 실내외 모두 커버가 가능하지만 로라는 별도 중계기를 설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출력면에서도 로라는 비면허 주파수 대역을 상용하기에 200밀리와트(㎽) 밖에 되지 않지만 NB-IoT는 6와트(W)에 달해 15배가량 높다”면서 “속도도 로라는 5.4kbps 밖에 나오지 않아 NB-IoT가 업링크에서 5배, 다운링크에서 11배가량 빠르다”고 주장했다. 이어 “로라는 음성통화가 안 되지만 NB-IoT는 가능하다”며 “안정성 측면에서도 로라는 일반 소프트웨어 인증을 하지만, NB-IoT가 쓰는 심(Sim)의 안정성이 매우 높고 안전이 이중화돼 있다”고 강조했다.
NB-IoT와 로라는 저전력이 강점인 사물인터넷 기술이다. 다만 NB-loT는 기존 LTE 주파수 대역 일부를 사용하고, 로라는 비면허 주파수 대역을 사용한다는 게 가장 큰 차이점이다. KT와 LG유플러스는 SK텔레콤의 로라망이 NB-IoT망 수준의 커버리지를 갖추기 위해서는 앞서 발표한 망 구축비용의 4배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했다.
SK텔레콤은 이날 두 회사의 주장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했다. 비면허 주파수 대역을 사용하지만 ▲LBT ▲ADR ▲Orthogonal SF ▲Dynamic CF ▲Multi-Cell Diversity 등 기술 활용해 주파수 간섭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망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것이다. 또 기존에 제시한 투자금액으로 커버리지 확대도 가능하다고 역설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IoT의 특성과 사용자들의 요구에 따라 맞춤형으로 커버리지를 보완해 나갈 계획”이라면서 “당초 계획한 약 1000억원의 투자금액으로도 경쟁우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통 3사는 이미 상용화한 LTE-M보다 더 적은 데이터를 사용하는 서비스를 위해 NB-IoT망과 로라망 투자를 벌이고 있다. 가스, 전기, 수도 등에 대한 원격 스마트 검침과 같은 소량의 데이터를 주고 받는 서비스에는 NB-IoT 또는 로라 기술을 활용하고, 블랙박스로 찍힌 짧은 동영상을 보내는 서비스에는 상대적으로 빠른 LTE-M 기술을 사용하겠다는 게 이통사들의 기본 전략이다.
한편, SK텔레콤 측은 KT와 LG유플러스가 이날 자체적인 투자계획을 발표하지 않았다는 점을 꼬집으면서, 경쟁 기술에 대해 일방적으로 폄훼한 행위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디지털뉴스국 박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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