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외과적 수술이나 항암제 없이 암 등 종양을 치료할 수 있는 나노로봇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동물실험에 성공해 나노로봇의 체내 독성에 대한 후속 연구가 이뤄지면 임상에도 곧 적용할 수 있게 된다.
1일 미래창조과학부와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박재형 성균관대 화학공학과 교수팀은 초음파로 원격 제어하는 종양 치료용 스마트 나노로봇을 개발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달 중순 국제 학술지 ‘나노 레터’에 게재됐다.
기존에도 체내에 나노로봇을 주입한 후 빛을 쬐면 자극된 나노로봇 내 광감각제가 활성산소종을 발생시켜 암세포를 없애는 ‘광역동 치료’ 기술은 있었다. 하지만 광역동 치료에 사용되는 빛의 체내 투과율이 낮아 다양한 암 치료에는 한계가 있었다. 이번에 박 교수팀이 개발한 방식은 빛 대신 초음파를 쬐어 체내 투입한 나노로봇을 작동시키는 것이다. 이러면 종양 위치나 종류에 크게 국한받지 않으면서도 질병 치료 효능이 올라간다는 게 연구팀 설명이다.
박 교수는 “이번에 연구팀은 쥐를 이용한 초음파 나노로봇 제어 실험에 성공했다”면서 “다만 실제 상용화 기술로 올라서려면 장기(longterm) 독성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장기 독성에도 문제가 없다면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 실험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금·티타늄 나노입자 기반의 스마트 나노로봇을 만들었다. 여기에는 생체적합성이 뛰어난 카복실메틸 덱스트란 소재가 도포돼 있다. 연구팀은 초음파 자극에 원격 제어되는 나노로봇을 통해 암세포를 사멸시키는 활성산소종을 과량 방출시키는 데 성공했다. 특히 쥐에 나노로봇을 주입해 실험한 결과 간이나 폐, 비장, 신장, 심장 등 신체 내 주요 장기에서 손상이나 독성이 나타나지 않았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박 교수는 “초음파 원격 제어 나노로봇은 기존 광역동 치료 시장을 대체할 뿐 아니라 현재까지 개발된 항암제나 나노의약품의 한계도 극복할 수 있어 종양 치료의 패러다임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서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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