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면세점이 대형 럭셔리 면세점을 만들기 위해 루이비통 등 명품 브랜드와 잇달아 손을 잡았다. 지난해 특허를 획득한 신규 시내면세점들이 명품 매장 유치에 어려움을 겪는 것을 반면교사 삼아 사전에 현대백화점 네트워크를 활용해 글로벌 명품 브랜드들과의 파트너십 관계를 공고히 구축하고 나선 것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의 면세점법인인 현대면세점은 루이비통(LOUIS VUITTON), 디올(Dior) 등 해외 명품 브랜드를 면세점에 공급하는 부루벨코리아와 ‘특허 취득 조건부 입점협약’을 체결했다고 1일 밝혔다. 특허 취득 조건부 입점협약은 현대면세점이 시내면세점 특허를 획득할 경우, 루이비통 등 부루벨코리아가 취급하고 있는 면세점 글로벌 명품 브랜드의 입점을 확약한다는 것이다.
부루벨코리아는 프랑스 부루벨그룹의 한국 지사로 루이비통, 디올, 펜디(FENDI), 쇼메(CHAUMET) 등 글로벌 브랜드 40여 개를 국내 면세점에 공급하는 회사다. 부루벨코리아 측은 “현대면세점이 특허를 획득할 경우 루이비통 등 취급 브랜드의 입점을 계획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향후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그룹 본사와 적극적으로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면세점은 지난해부터 부루벨코리아와 글로벌 브랜드 유치와 관련해 상호 협력을 추진해 왔다. 서울 시내면세점에서 중국인 관광객들에게 가장 인기가 높은 브랜드 중 하나가 루이비통인 만큼 럭셔리 면세점 구축을 위해서는 반드시 부루벨코리와의 파트너십 구축이 필요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30년 넘게 국내 최고급 백화점을 운영한 현대백화점그룹의 역량과 네트워크가 모두 동원됐다. 루이비통 유치가 그만큼 어려운 작업이었다는 방증이다. 실제로 지난해 신규 특허를 획득한 시내면세점들은 앞다퉈 루이비통 유치를 위해 노력했지만 현재 입점이 사실상 확정된 곳은 신라아이파크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이 유일하다.
특히 현대면세점은 부루벨코리아가 보유하고 있는 루이비통 등 명품 브랜드 40여 개 뿐 아니라 이와 별도로 불가리(BVLGARI), 토즈(Tod‘s) 등 188개 국내외 명품·잡화 브랜드에 대한 입점의향서(LOI)도 체결했다. 현대면세점 관계자는 “다양한 명품 업체 유치를 추진하는 것은 향후 코엑스 일대가 ‘아시아 최대 랜드마크’인 대한민국 핵심 관광명소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그 위상에 걸맞은 대형 럭셔리 면세점을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현대면세점은 럭셔리 브랜드의 비즈니스 교육과 트레이닝을 위한 전문 교육기관인 ’LBI(럭셔리 비즈니스 인스티튜트)‘와도 협조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다. LBI는 루이비통, 디오르 등 글로벌 브랜드들의 직원 교육을 전문적으로 하는 교육기관이다.
또한 현대면세점은 ‘대형 럭셔리 면세점’이라는 컨셉에 맞춰 당초 계획보다 면적을 늘리기로 했다. 현대면세점은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3개층(8~10층)을 리모델링해 특허면적 1만4005㎡(약 4244평) 규모로 면세점을 만들기로 했다. 이는 지난해 7월 서울지역 시내면세점 특허 심사 당시 계획했던 면적(2개층, 1만2000㎡·약 3636평)보다 약 17% 가량 늘어난 규모다.
특히 백화점에 들어서는 만큼 일반 건물보다 층고가 높고, 고객 동선도 기존 면세점보다 1.5배 이상 넓게 확대해 고객들에게 쾌적한 쇼핑환경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면세점 전용 엘리베이터와 VIP라운지는 물론, IT기술을 접목한 가상현실(VR) 피팅룸(Fitting Room)과 VR 메이크업(Make up) 체험존을 설치하겠다는 방안도 마련했다.
[손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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