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깜짝 실적’을 기록한 SK하이닉스가 1년 만에 분기 영업이익 1조원 클럽으로 복귀할 수 있다는 장밋빛 전망에 주가가 탄력을 받고 있다.
26일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보다 4.51% 오른 4만2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에 이어 외국인(114만5636주)과 기관(104만2929주)은 SK하이닉스를 사들였다.
이날 코스피가 전 거래일보다 1.14% 하락하고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의 주가가 대부분 빠진 상황에서 SK하이닉스의 상승률은 두드러졌다.
SK하이닉스 주가는 이미 연초 대비 40.4%가량 올랐다.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악화되면서 하락한 주가가 다시 반등한 것이다. 외국인의 지분율도 이어져왔다. SK하이닉스의 외국인 지분율은 현재 51.74%로 지난해 12월17일 46.34%에서 5.4% 포인트 늘었다.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SK하이닉스의 실적 회복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이날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기존 5만2000원에서 5만7000원으로 올리면서 기대감을 키웠다. 여러 증권사들이 SK하이닉스의 4분기 영업이익이 1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약 8700억원의 실적 평균 예상치도 더 올라갈 것으로 예측된다.
SK하이닉스의 실적 전망을 밝게 내다보는 이유는 전날 SK하이닉스가 21㎚ 미세공정의 D램 제품이 전체 D램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 3분기 20%를 넘어섰고 오는 4분기까지 40%로 늘릴 계획이라고 밝힌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미세공정 기술이 정교할수록 웨이퍼당 더 많은 칩을 생산할 수 있어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데, D램 가격마저 상승하고 있어 수익성이 더 큰 폭으로 개선될 것이라는 관련 업계의 평가도 한몫했다. 21㎚ 미세공정 전환은 수요가 늘고 있는 DDR4와 LPDDR4 램 수요 대응에도 긍정적이다.
SK하이닉스는 또 3D 낸드 플래시와 관련해 48단 3D 낸드 플래시 제품에 대한 고객 인증을 연내 완료하고 판매를 시작한다면서, 4분기 실적에 관련 매출이 반영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48단 제품부터 2D 낸드 플래시보다 확연한 원가경쟁력을 갖출 수 있어 긍정적이다. 앞서 삼성전자에 이어 세계 두 번째로 2세대(36단) 3D 낸드 플래시 양산에 성공했는데, 곧 48단 제품도 두 번째로 내놓을 수 있을 전망이다. 현재 48단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는 삼성전자뿐이다.
아울러 회사는 10나노 후반대(1x 나노) D램을 내년 2분기, 4세대(72단) 3D 낸드플래시를 내년 하반기에 양산을 시작해 기술우위를 확보할 계획이다.
김록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낸드 플래시 시장에서) 만년 4위였던 SK하이닉스가 다른 업체들이 헤매고 있는 상황에서 치고 나간다는 것은 의미가 있다”면서 “도시바가 3D 낸드플래시 시장에 들어온다고 하더라도 SK하이닉스가 먼저 양산성과 수율을 확보한다면 타격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약 1년간 지연됐던 이슈가 해소되고 있어 SK하이닉스에 긍정적이라는 분석이다. 반면 도시바는 지난 2002년 이전까지 낸드 플래시 시장에서 1위를 기록했던 강자지만 아직 제품 양산을 시작하지 못해 불확실성을 안고 있다.
이재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최근 중화권 스마트폰 업체들의 생산량이 더욱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면서 “SK하이닉스는 중국 모바일 D램 시장에서의 입지가 강하기 때문에 이에 따른 수혜가 지속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도시바는 낸드 플래시를 처음으로 생산한 회사다. 내년 2분기 64단 3D 낸드 플래시를 양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디지털뉴스국 박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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