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미국을 시작으로 ‘V20’을 단계적으로 글로벌 시장에 내놓는다.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는 미국 시장에서는 구글의 레퍼런스폰 ‘픽셀’과 맞붙을 전망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오는 28일 미국에서 V20을 출시한다. 구글은 이보다 빠른 오는 20일 미국, 캐나다, 호주, 독일, 영국에서 판매를 개시한다.
두 기기는 삼성전자의 갤럭시 노트7의 생산중단으로 인해 반사이익을 볼 것으로 점쳐지는 스마트폰이다. 안드로이드OS에 익숙한 사용자 중 iOS로 넘어가는 사용자는 많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서다.
4분기는 LG전자에 중요한 시기다. MC사업본부가 지난해 2분기부터 적자 상태를 지속하고 있어 반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구글은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모두 주도해 내놓은 첫 스마트폰 픽셀에 대한 시장 반응을 알아보는 기회로 뜻밖의 호재를 맞이했다.
상대적으로 조급한 LG전자지만 미국 출시일을 앞당기거나 추가 출시국을 확정하는 등의 전략 변화는 없다고 전해졌다. 상반기 전략 스마트폰 ‘G5’를 한국, 미국, 중국, 유럽 등에 200개 이통사를 통해 같은날 동시 출시한 것과는 대비되는 모습이다. 당시 수율 문제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기에 더 신중해 보인다.
이정문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연구원은 “V20과 픽셀이 반사이익을 볼 것”이라면서 “LG전자는 미국 현지 이통사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데 중요한 건 마케팅 의지”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구글에 대한 미국 소비자들의 신뢰도가 높고 최신 트렌드인 인공지능(AI) 기능을 탑재돼 다크호스로 불린다”며 “다만 이통사를 통해 유통하는 곳이 미국(버라이즌) 밖에 없는데 유통망을 거치지 않는 국가에서는 판매량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구글이 앞서 자체 온라인 쇼핑몰인 구글 스토어를 통해 ‘넥서스’ 시리즈를 판매해왔던 점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통사를 활용하지 않는다면 소비자 접점이 줄고 프로모션 혜택도 적어 수요가 낮을 수 있다는 분석으로 보인다.
V20과 픽셀은 뛰어난 카메라 기능이 공통된 특징 중 하나다. V20은 전면 광각 카메라는 물론, 후면 듀얼 카메라(광각+일반각)를 탑재해 넓은 화면을 손쉽게 담을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LG전자는 전작인 V10에도 세계 최초로 광각 카메라를 탑재하며 해당 기능을 강조해왔다. V10은 미국 비영리기관 소비자협회가 발간하는 잡지 ‘컨슈머리포트’가 조사한 ‘최고의 스마트폰 카메라’ 순위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구글의 픽셀도 만만치 않다. 현재 카메라 테스트 전문기관인 DXO마크에서 89점으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DXO마크는 픽셀이 저조도 환경에서 노이즈가 적은 결과물을 만들어내며 높은 선예도를 표현해낸다고 평가했다. 또 적정 콘트라스트, 화이트 밸런스 값과 함께 노출값을 정확히 계산해내며 빠른 오토포커스를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북미 시장을 제외하고는 화웨이가 갤럭시 노트7 단종으로 인한 최대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화웨이는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3위인 중국 업체다. 시장조사기관인 트렌드포스는 화웨이의 올해 전체 스마트폰 생산 전망치를 기존 1억1900만대에서 1억2300만대로 3.4% 늘렸다. 외신에 따르면 화웨이는 다음달 3일 독일 뮌헨에서 스마트폰 모델 2종을 공개할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어느 한 기업의 불행이 다른 기업의 수혜가 된다는 게 좋은 현상은 아니다”며 “시장 참가자들은 스마트폰 시장이 활성화돼 규모가 커지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디지털뉴스국 박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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