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 부진 등의 영향으로 3분기 영업이익이 전분기 대비 큰 폭으로 역성장했다.
LG전자는 올해 3분기 잠정 실적으로 매출 13조2200억원, 영업이익 2832억원을 기록했다고 7일 공시했다.
매출은 전분기 대비 5.6%, 전년 동기 대비 5.8%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51.6%, 전년 동기 대비 3.7%% 줄어들었다. 이는 증권사들이 내놓은 전망치를 밑도는 실적이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LG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 시장 전망치는 3194억원이다.
사업본부별 실적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HE사업본부(TV)와 H&A사업본부(생활가전)가 제 역할을 해냈지만, MC사업본부(모바일)는 부진을 이어간 것으로 추정된다.
상반기 출시한 ‘G5’가 수율 문제로 출시 초기 공급량을 맞추지 못한 영향이 3분기에도 지속됐다. 또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인 ‘V20’이 지난달 국내 출시를 시작했고 본격적인 글로벌 판매를 개시하지 않은 만큼 실적 기여도는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3분기는 계절적 영향이 있는 에어컨 판매량이 감소하는 시기다. 또 생활가전과 TV는 패널 가격과 철강, 오일 등 원재료의 가격 상승으로 인한 부담이 커졌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올레드 TV를 비롯한 프리미엄 가전으로 구성된 ‘LG 시그니처’ 라인업과 빌트인 제품군을 중심으로 실적을 방어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차세대 동력으로 주목받는 VC사업본부(자동차 부품)는 지난 8월 말부터 제너럴 모터스(GM) 전기차 ‘쉐보레 볼트 EV’용 부품 양산을 시작했지만, 개발비 반영으로 인해 단기적인 수익성 기대감은 크지 않다. LG전자도 GM 납품건을 레퍼런스로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거래선을 확대하는데 주력할 방침이다.
이정 유진투자증권 연구원 “VC사업본부는 시장지배력 약화로 수익성이 악화된 MC사업본부의 부진을 만회해줄 수 있을 전망”이라며 “전기차와 자율주행차시장의 중장기적 높은 성장을 통해 지속적으로 실적을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MC사업본부는 이미 지난해 2분기부터 5개 분기 연속 적자 상태를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향후 VC사업본부가 LG전자 실적의 한 축을 담당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현재 MC사업본부의 부진을 메꿔줄 재료가 없다는 게 난제다.
박형우 SK증권 연구원은 “LG전자의 실적개선을 위해서는 다음 세가지 요건이 충족돼야 한다”면서 “TV와 생활가전의 견조한 사업 상황이 지속되고, MC 사업본부의 고정비가 감소해야 하며, VC사업본부의 이익정상화가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디지털뉴스국 박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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