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과총) 이부섭 회장이 회계 규정을 위반해가며 업무 추진비를 2년 간 부당하게 사용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회장이 대표이사로 있는 회사 소속 수행비서의 급여 절반을 보전해주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고용진 의원(더불어민주당)은 “과총 회장이 회계 규정을 위반하면서 사용한 금액이 지난해부터 올해 8월까지 3400여만원에 달한다”며 “백화점 명품 쇼핑부터 택시비까지 다양한 분야의 지출을 ‘과총운영-과총회원 간 교류확대’로 기재했다”고 4일 공개했다.
과총이 고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4년까지 매달 회장의 직책판공비로 현금 350만원과 업무활동비로 법인카드 250만원을 지급해오다가 2015년 1월 직책판공비와 업무활동비를 합한 600만원을 현금으로 지급받도록 ‘판공비 및 업무활동비 지급 기준’을 개정했다. 사회 단체들이 현금으로 지급하던 업무추진비를 법인카드로 변경하는 경우가 많은 반면 과총은 이를 역행한 것이다.
업무추진비와 판공비로 매달 600만원의 ‘현금’을 받으면서도 별도 법인카드를 이용해 백화점 명품 등 구입에 2년 간 3000만원이 넘는 비용을 펑펑 쓴 셈이다.
고 의원실에 따르면 이 외에도 회장 차량을 운전하는 수행비서 천 모씨에게 과총이 매달 급여의 절반인 233만원을 지출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천 모씨는 이부섭 회장이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동진쎄미켐 소속 직원이지만 과총에서 월급을 지원해준 것이다.
고 의원실은 “과총에서 동진쎄미켐이 파견을 요청했다고는 하지만 민간기업에 파견을 요청하는 것 자체가 이례적일 뿐 아니라 상근직도 아닌 회장의 회사 소속 수행비서에게 급여를 보전해주는 것은 부적절한데다 전례도 없다”고 지적했다.
과총은 과학기술단체를 육성·지원하고 과학기술인의 사회참여 확대 및 역할강화와 권익신장, 과학기술 정책연구·기획·조사·자문을 통해 국가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1966년 9월 24일 설립돼 올해로 창립 50주년을 맞았다.
이 회장은 1960년 서울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했으며 1967~2002년 동진쎄미켐 대표이사 사장직을 수행했고 이후 회장을 역임하고 있다. 2011년 과총 부회장이 된 이후 2014년 회장에 올랐다.
[이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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