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비맥주가 오는 11월 서울 강남구 삼성동 아셈타워로 본사를 옮긴다. 지난 2010년 8년간 머물던 서초동 사옥에서 역삼동 화인타워로 이전한지 6년 만이다.
28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오비맥주는 올해 말로 예정된 임대 계약 만료를 앞두고 아셈타워로 본사를 옮기기로 최근 결정했다.
업계는 화인타워의 높은 임대료가 본사 이전에 가장 큰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화인타워는 서울지하철 강남역 2호선과 신분당선에 인접해 강남권에서 임대료가 가장 비싼 건물 중 하나로 꼽힌다. 최근 아셈타워 공실률이 늘어난 것도 한 몫했을 것이라는 게 업계 반응이다.
현재 오비맥주 본사 인력은 200여명으로 화인타워 공간이 협소해 5개층에 나눠 근무 중이다. 아셈타워로 이전하면 1개 층에 모든 본사 인력이 근무해 부서간 시너지가 가능할 것으로 오비맥주는 기대하고 있다. 오비맥주 임직원 수는 지난해 기준 약 1700명으로 생산직 약 800명, 영업직 약 700명, 본사 인력 약 200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번 이전으로 현 관리직 중심의 본사 인력에다 일부 영업사원이 본사로 충원될 것으로 예정돼 영업망 강화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오비맥주는 지난 2014년 AB인베브가 재인수한 이후 해외 본사 중심의 쇄신을 이어가고 있지만, 일부 내용이 국내 유통업계 정서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으면서 현장 영업에서 갈등을 빚어왔다. 국내 맥주 1위 브랜드 카스 외 각종 신제품과 수입 맥주 강화에 주력하면서 영업력이 분산돼 60%에 이르던 시장점유율도 57%대로 떨어졌다.
최근에는 임금협상과 관련해 노조와 갈등을 빚으면서 공장 인력에서 영업 인력으로 파업이 확대되기도 했다. 지난해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한 실적으로 성과급이 지급되지 않은 것이 영향을 끼쳤다. 지난해 오비맥주 매출은 1조4908억원으로 전년 대비 2.6% 감소했으며 주세(1조1908억원)를 포함한 총 매출도 2조6816억원으로 같은 기간 3.2% 줄었다.
오비맥주의 매출 감소는 지난 2006년 이후 9년 만이다. 다만 지난해 영업이익은 3862억원으로 전년 대비 18% 증가했다. 올해 들어 10년차 이상 임직원에 대한 명예퇴직도 실시하면서 10년만에 인력 구조조정도 있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오비맥주를 오랫동안 이끌던 장인수 전 오비맥주 부회장이 물러나면서 임원과 지점장 등 영업 핵심 인력도 함께 오비맥주를 떠나 현장 영업에서 어려움을 겪었는데 이번 본사 이전이 변화의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전을 앞두고 삼성동을 중심으로 현장 영업을 강화하고 있는 것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이에 대해 “현 화인타워 본사는 공간이 많이 협소한데다 임대료가 비싸 이전을 고민 중으로 아셈타워는 유력 후보지 중 하나”라며 “영업기획은 당초 본사에 있던 인력이고 영업망 확대는 아직 계획된 바 없다”고 밝혔다.
[디지털뉴스국 배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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