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없던 면세점’을 표방하며 지난 5월 문을 연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이 면세점 업계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지난해 이후 등장한 서울 시내 5개 신규면세점 가운데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하면서 신규면세점 중 왕좌 자리를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20일 신세계그룹에 따르면 9월 들어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의 일 평균 매출은 17억원에 달한다. 오픈 당시인 5월에 3억원대로 시작해 4개월 만에 5배 이상으로 늘었다. 이는 최근까지 신규면세점 중 선두를 달리던 HDC신라면세점의 하루 평균 매출(약 12억~13억원)을 앞서는 수치다. 신세계면세점 관계자는 “10월에 온라인 면세점이 그랜드 오픈을 하고 명품 브랜드 입점이 완료되는 내년 상반기 부터는 일 평균 40억원대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세계면세점의 고속성장 배경에는 신세계백화점, 이마트를 경영하며 확보한 유통 노하우 뿐 아니라 다른 면세점들과의 차별화가 자리잡고 있다.
우선, 한류 열풍의 핵심요소인 K팝을 전파하기 위해 CJ E&M과 손잡고 신세계면세점 명동점 옆 메사빌딩에 ‘소년24 전용관’을 22일 오픈한다. 총 550석을 갖춘 이 공연장은 CJ E&M이 경연을 거쳐 최종 선발한 28명의 국내 최초 ‘공연형 아이돌’인 ‘소년24’를 위한 전용공간으로 운영된다. 공연은 22일부터 시작되며, 매주 금요일과 주말에 총 4차례 공연이 100분간 진행된다.
신세계면세점 관계자는 “쇼핑공간에서 벗어나 문화 콘텐츠 경험을 제공하는 면세점을 만들겠다는 취지에서 마련된 한류공간”이라며 “이 공연장을 1년간 운영할 경우 명동과 남대문 지역에 약 10만명의 외국인 관광객을 모객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규면세점 특허 입찰 참여시 내걸었던 ‘한류문화공연장 조성’에 대한 공약도 실천하겠다는 의미도 있다는게 신세계 측의 설명이다.신세계는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쇼핑 외에도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면세점 한복판에 카스텐 횔러의 ‘미러캐러셀’ 등 대형 예술 작품을 설치해 과감하게 매출을 포기하고 차별화된 쇼핑환경을 만들었다. 쿵푸팬더 등 이색 문화 상품을 면세점 곳곳에 전시해 쇼핑을 하는 관광객들이 문화를 즐길 수 있는 환경도 마련했다.
신세계는 또 자신들의 유통 역량을 총동원해 오픈 전에 업계 최고 수준 브랜드들의 입점을 확정했고 내년 상반기까지 명품 브랜드 추가입점도 예정돼 있다. 신세계면세점 관계자는 “내년까지 명품 ‘빅3’로 통하는 루이비통, 에르메스, 샤넬의 유치를 모두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쇼핑 콘텐츠에서도 ‘3K컬처 전략’을 통해 차별화를 시도했다. 3대 K컬쳐 콘텐츠는 ▲80여개 브랜드가 입점한 국내 최대 K뷰티존 ▲장인들이 직접 만든 상품들로 구성된 K-아트, 신세계기프트샵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 받고 있는 K캐릭터샵 등이다.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은 80여개의 한국 화장품 브랜드를 포함 세계 최대 규모인 총 220여개의 코스메틱 브랜드를 선보이고 있다. 이때문에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은 중국인 관광객들 사이에서‘K뷰티의 성지’로 불리기도 한다.
주제별로 구역을 설정해 상품을 구성하고 그 흐름이 이어지도록 한 것도 한몫 했다. 예를 들어 고객은 설화수, 후 등 화장품을 사고 헤어존과 뷰티 디바이스존으로 넘어간 후 K뷰티 존으로 이동하게 된다. 아름다워지기 위한 과정이 한 동선에 쭉 연결되어 있는 셈이다.
설화수, 후, 닥터자르트, 라네즈 등 K-뷰티가 이끈 매출 성장 바통은 YG스토어, 라인, 카카오, 뽀로로 등 K-캐릭터가 이어받는다. YG엔터테인먼트의 캐릭터 및 화장품을 판매하는 YG스토어는 빅뱅 10주년 콘서트때 평소보다 매출이 다섯배나 오르기도 하면서 입소문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는 평가다.
국내 26개 파트너들이 제작한 무형문화재와 명장 공예품도 신세계면세점만의 차별화 포인트다.
[손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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