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 폭염으로 채소 작황이 크게 나빠진 가운데 그 불똥이 국내 햄버거 업계로도 튀고 있다. 핵심 채소는 바로 양상추다.
20일 한국맥도날드는 자사 홈페이지 팝업 안내문을 통해 “최근 이어진 폭염으로 양상추 수급이 원활하지 않아 부득이하게 일부 버거류의 양상추 양을 기존 정량보다 적게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맥도날드는 “당분간 양상추가 들어간 버거류를 구매하는 모든 고객에게 주문당 1개의 미디엄 사이즈 프렌치프라이(감자튀김)를 무상 제공하겠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현재 양상추는 치즈버거 등을 제외하고 맥도날드 내 거의 모든 버거류에 쓰이는 필수 채소 재료다. 하지만 최근 작황 부진으로 가격이 치솟자 양상추 투입량도 줄일 수밖에 없게 됐다. 맥도날드 측은 “올 여름 수확량이 감소하고 품질도 떨어져 공급받는 양상추가 크게 줄었다”며 “대안으로 사이드 메뉴인 감자튀김을 무상 제공하며 당분간 양상추 수급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맥도날드는 전국 410여 개 모든 매장에서 감자튀김을 무료로 주고 양상추 수급이 다시 원활해지는 대로 기존 정량에 맞게 제공할 방침이다.
맥도날드의 3배에 달하는 전국 1320여 개 매장을 운영 중인 롯데리아는 자난달부터 햄버거에 국산 양상추 대신 중국산을 쓰고 있다. 롯데리아 관계자는 “국산 양상추 수급이 불안정해질 것을 대비해 올 여름 중국산 양상추를 미리 대량으로 확보해 뒀다”며 “당분간은 중국산 양상추를 기존 정량과 똑같은 양으로 쓸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햄버거 업계는 1위 롯데리아마저 국산 대신 중국산 양상추를 쓰게 되자 저마다 양상추 공급선을 확보하는 데 비상이 걸렸다. 업계 관계자는 “각종 재료비와 인건비 상승으로 원가 압박이 심한 상황에서 핵심 재료까지 물량이 부족해져 다양한 대체 메뉴 개발을 고심하고 있다”며 “최근 천정부지로 오른 엽채류를 식재료로 쓰는 것은 아무래도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에 따르면 20일 서울 가락시장에서 양상추 한상자(8㎏)는 평균 1만8388원에 거래돼 가격이 하루 전인 19일보다 114%, 1주일 전보다 73.9% 올랐다.업계 관계자는 “올해 배추를 중심으로 양배추, 양상추 등 엽채류의 수확량이 대폭 줄어 평년 수준 가격을 되찾으려면 시일이 예상보다 오래 걸릴 수도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서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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