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네트웍스가 패션 사업부문을 현대백화점에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20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SK네트웍스는 패션 부문 매각과 관련해 현대백화점과 논의에 들어갔다. 예상 매각가는 30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검토 중인 것은 맞지만 구체적으로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현대백화점도 동일한 입장을 내놨다.
SK네트웍스의 전신은 지난 1953년 최종건 창업주가 설립한 선경직물이다. 이후 정보통신, 카라이프, 석유에너지 등으로 사업 부문을 확장하면서 지난해 기준 매출 20조3553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영업이익은 1930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이 1% 미만에 불과해 사업 다각화 및 구조 재편이 절실한 상황이다. 지난해 면세점 사업권을 잃고 올해 초 SK그룹 총수 일가인 최신원 회장이 대표이사를 맡았지만 아직까지 내세울만한 성과는 없다. 신규 먹거리로 생활가전 렌탈 사업을 염두해두고 올해 동양매직 인수전에 뛰어들어 오는 27일 본입찰을 앞두고 있지만, 예상 매각 대금이 1조원대에 달하는데다 CJ오쇼핑, AJ네트웍스, 베인캐피탈, 스틱인베스트먼트 등 여러 전략적투자자(SI)와 재무적투자자(FI)가 참여해 녹록치 않다.
SK네트웍스 패션 부문의 매출은 5652억원, 영업이익은 164억원이다. 오브제, 오즈세컨, 루즈앤라운지, 세컨플로어 등 자체 브랜드를 비롯해 타미 힐피거, DKNY, 캘빈 클라인 같은 해외 브랜드 12개의 판권을 갖고 있는 매출 기준 국내 5위의 패션 기업이다. 지난해 까날리, 아메리칸 이글 등 신규 브랜드 론칭을 비롯해 디자이너 브랜드로 ‘스티브J&요니P’도 인수하면서 패션부문 포트폴리오를 키웠고, 온라인몰 등 유통 채널 강화에도 나섰다. 하지만 전체 매출에서의 패션 부문 비중이 작고, 비주력 사업군인 만큼 사업부 재편과 수익성 개선 차원에서 매각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회사 내부에서는 패션 부문 매각에 대한 반발도 상당해 결정까지는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인수를 협의 중인 현대백화점은 지난 2012년 패션기업 한섬을 인수한 뒤 최근 패션 사업 강화에 나섰다. 이번 인수가 성사될 경우 패션에서만 1조원이 매출을 올리게 돼 삼성물산, LF에 이어 3위에 오르게 된다.
[디지털뉴스국 배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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