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무 스트레스, 잦은 야근과 회식, 음주로 인해 불면증과 같은 수면장애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수면제를 찾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수면제 과다복용에 따른 기억상실, 자살충동 등의 부작용으로 인해 안전성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수면장애 환자의 대다수는 병원의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처방을 받는데 대한 선입견 때문에 대부분 약국에서 수면제를 사먹거나 약물에 대한 의존도 때문에 적극적인 치료를 기피하는 경우가 많다.
일부 수면제는 신체적 또는 심리적 금단 증상이 있어 쉽게 중단하기 어렵고, 의존이 생겨 용량을 늘려야 효과가 지속되는 내성이 생길 수 있으며, 장기간 사용하게 되면 심리적 의존이 생겨 약을 중단하기 어렵게 된다.
중앙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선미 교수는 “수면제는 일시적인 스트레스로 인한 단기 불면, 시차여행으로 인한 불면, 수면-각성 리듬이 떨어진 노인들에게 되도록 간헐적으로 단기간 사용해야 하며, 수면 전문의가 환자의 수면문제를 정확히 진단한 상태에서 불면증의 치료 일부로 사용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중앙대병원 신경심리-스트레스 클리닉에서는 최근 수면장애 환자에 있어 수면제를 대체할 수 있는 비약물적 치료법을 제시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실제 병원에서는 불면을 호소하고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권해지는 방법 중에는 △수면 위생환경, 수면방법의 교육과 관련있는 인지행동치료 △불안과 우울감을 인해 불규칙해진 수면뇌파를 안정화시키기 위한 뇌파훈련(neurofeedback)치료 △뇌를 자극하는 자기장을 두뇌로 전달해 뇌신경세포를 자극하는 경두개자기자극술(rTMS ; repetitive Transcranial Magnetic Stimulation) 등 새롭고 다양한 치료법이 있다.
수면장애 인지행동치료(Cognitive Behavioral Therapy for Insomnia, CBT-I)는 수면장애 치료의 첫 단계로 수면리듬파악, 수면생활계획, 수면제한요법, 자극조절 치료, 이완훈련, 수면위생법 교육 등을 통해 환자의 행동 및 주변 환경을 개선하는 치료법으로 환자 스스로 자신의 수면상태를 조절할 수 있는 힘을 기르도록 한다. 최근 미국내과학회(ACP)에서 발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인지행동치료(CBT-I)를 받은 대부분의 환자가 수면의 질과 능률 모두 개선된 것으로 확인됐으며, 수면장애 증상이 완화되고 치료 반응율도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불면증 지수(ISI)와 수면 질 지수(PSQI) 점수도 감소했으며, 잠자리에 누워서 잠들 때까지 걸린 시간인 수면 잠복기와 잠든 후 깨는 증상도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수면 중에 나타나는 빠른 뇌파가 지나치게 각성되어 있는 상태가 불면증의 원인이라면, 뇌파훈련(neurofeedback)치료를 통해 수면장애를 치료할 수 있다. 뇌파훈련치료는 실시간으로 자신의 뇌파를 모니터링하며 적정 범위에 벗어난 뇌파를 스스로 조절할 수 있도록 반복적으로 훈련하여 뇌의 기능을 능동적으로 조절하는 방법을 습득하도록 유도해, 수면에 최적화된 뇌파 형태를 만들 수 있도록 훈련시키는 방법으로, 환자의 머리에 뇌파전극을 붙여 통증이나 자극이 없어 부작용없이 받을 수 있다.
한편, 최근 자기장 치료를 이용한 ‘경두개자기자극술(rTMS)’도 새로운 치료법으로 각광받고 있는데, 자기장을 두뇌로 전달해 뇌신경세포를 자극하는 치료법으로, 약물치료나 정신치료에 잘 반응하지 않는 불면증이나 우울증, 두뇌기능장애 등에 효과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중앙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한덕현 교수는 “직무 스트레스의 증가로 인해 심각한 수면장애 직장인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대부분의 환자들이 병원을 찾거나 약물치료를 받는데 대한 편견과 두려움 때문에 치료를 꺼리고 있다”며 “수면장애 치료에 있어서는 다양하고 효과적인 비약물 치료 방법들이 있기 때문에 적극적인 치료를 통해 건강한 삶을 영위해 나갈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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