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핵융합 연구 분야에서 지난 30년간 풀리지 않았던 난제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발표했다.
박현거 울산과기원(UNIST) 핵융합플라즈마물리연구센터 센터장과 윤건수 포스텍 교수 등 공동 연구진은 자기장에서 만들어진 ‘난류’가 ‘핵융합 플라즈마 경계면 불안정성 현상(ELM·Edge-Localized Mode)’을 억제하는 원리를 밝혀냈다고 8일 밝혔다.
미래 에너지원으로 불리는 핵융합 발전을 실현시키기 위해서는 자기장을 이용해 고온의 플라즈마를 가두는 용기인 ‘토카막’이 효율적이다. 토카막 장치에 갇힌 플라즈마는 토카막 벽과 플라즈마 사이의 큰 압력 차이 때문에 불안정하다. 특히 핵융합 플라즈마 경계면에는 두루마리구름처럼 규칙적인 모습을 가진 운전에 해로운 불안정성 현상인 ELM이 나타난다. ELM은 플라즈마 가장자리를 붕괴시켜 안정적인 핵융합 반응을 방해한다. 이 때문에 ELM의 이해와 제어가 핵융합계에서 중요한 문제로 다뤄지고 있다.
연구진은 자기장으로 플라즈마를 제어할 때 생기는 작은 소용돌이 형태의 난류가 ELM에 의한 플라즈마 붕괴를 막을 수 있다는 걸 밝혀냈다. 토카막 제어용 자기장이 작은 소용돌이 형태의 난류를 발달시키고, 이 난류들이 ELM 성장을 방해한다는 내용이다. 기존 ELM 연구에서도 토카막 제어용 자기장이 ELM을 완화시키는 실험 결과가 발표된 적은 있다. 하지만 이런 현상이 왜 일어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원리까지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연구진은 밝혔다. 이번 논문에 1저자로 참여한 이재현 UNIST 핵융합플라즈마물리연구센터 박사 후 연구원은 “특히 제어용 자기장이 ELM 발생 자체를 막지 못한다는 점은 기존에 알려진 이론이나 시뮬레이션 결과와 다른 점”이라며 “핵융합 플라즈마 분야 연구자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설명했다. 박현거 센터장은 “핵융합 난제 중 하나인 제어용 자기장과 ELM 억제의 상관관계를 밝히는 실마리를 제공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물리학 분야 국제 학술지인 ‘피지컬 리뷰 레터스’ 8월 12일자에 게재됐다.
[원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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