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업계가 ‘청결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콜레라, 식중독 같은 각종 여름 전염병이 무더위가 한풀 꺾인 지금까지도 좀처럼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전염병 감염 우려가 높은 외식업소 방문을 꺼리는 소비자가 늘었기 때문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내년 5월 전국에서 시행되는 ‘음식점 위생등급제’도 외식 업계가 공을 들이는 청결 마케팅의 또 다른 모습 중 하나로 손꼽힌다. 음식점 위생등급제는 반찬 재사용이나 식기류 관리 등 음식점의 위생수준을 객관적인 기준으로 평가해 우수한 업소에 한해 등급을 지정하는 제도다.
모습은 다르지만 식품 제조 업체들도 ‘청결 마케팅’의 정착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양새다.
하남돼지집은 고기 전문점 업계 최초로 세스코의 토탈 식품안전 솔루션인 ‘세스코 푸드 세이프티’(세스코FS) 서비스를 도입했다. 세스코FS는 식재료 관리부터 음식을 조리해 전달하는 전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식품위해요소를 다각도로 진단해 맞춤형 식품안전 솔루션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또한 위생 관리 안전 식당을 인증하는 ‘화이트 세스코 마크’를 직영점 10개 매장에 우선 도입하고 희망 가맹점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 2012년 국내에 진출한 일본 최대 도시락 브랜드 호토모토는 만든 지 3시간이 지난 제품은 전량 폐기한다. 모든 테이크아웃 도시락에는 취식 권장시간을 표시하고 모든 식재료에도 보관기한 스티커를 부착해 관리한다. 냉동 연어 같은 냉동 식재료를 안전하게 해동해 사용하도록 국내 외식 체인업계에서는 처음으로 대형 해동고도 비치했다. 채소는 파란색 도마와 파란색 손잡이 칼, 육류는 빨간색 도마와 빨간색 손잡이 칼, 기타 재료는 초록색 도마와 칼을 사용하는 식으로 색상으로 구분해 재료와 조리 도구를 사용한다.
지난 2013년부터 주방을 공개하는 체험형 프로그램인 내셔널 오픈 데이(National Open Day)를 실시하는 맥도날드는 식자재와 위생 등 패스트푸드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 토마토와 양상추 등 채소는 2차 유통기한을 설정해 일정 시간이 지나면 폐기하고 교차오염을 막기 위해 패티 같은 냉동육류를 다룰 때는 파란색 비닐장갑을, 일반 조리작업에는 하얀색 장갑을 사용한다. 매장 내 모든 직원은 세면대에서 30분마다 따뜻한 물로 20초 이상 손을 씻어야 한다. 손을 씻은 후 수도꼭지를 잠글 때도 꼭 일회용 핸드 타월을 사용한다.
미스터피자는 2011년 업계에서는 처음으로 소비자 평가단인 ‘미소단’을 창단했다. 미소단은 ‘미스터피자 소비자 평가단’의 약자로 소비자가 직접 맛과 서비스, 위생 등을 평가하며 매장 개선과 관리 감독을 맡는 독특한 소비자 참여 시스템이다. 매년 선발한 미소단원은 전국 매장을 돌며 개선 방향을 본사에 전달한다. 청결함도 미소단의 주요 평가 목록 중 하나다. 미스터피자는 또 피자 조리 과정을 볼 수 있도록 주방을 공개하고 실시간으로 전 매장에서 청결과 안정성 평가를 실시한다.
배달 애플리케이션이 나서는 경우도 있다. 배달앱 ‘배달의민족’은 지난해부터 가맹업소를 대상으로 ‘청결왕 프로젝트’를 실시하고 직접 제작한 위생청결 지침서와 원산지 표시 포스터도 제공하고 있다. 무료 청결 교육을 실시하거나 식약처의 식품안전관리지침을 활용한 업소 청결 자가진단 프로그램으로 업주가 온라인을 통해 업장 청결 상태를 파악할 수 있도록 돕는다.
장보환 하남에프앤비 대표는 “미국과 영국 등 주요 선진국에서는 이미 음식점을 대상으로 까다로운 수준의 위생등급제를 시행하고 있다”면서 “국내 외식인구가 1000만명을 넘어서고 하루 1회 이상 외식률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등 외식에 대한 소비자의 경험치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청결도가 맛과 서비스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는 외식업 핵심 요소로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배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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