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400조7000억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을 확정했다. 방만하게 운영됐던 일자리 사업을 대수술한 후 예산 지원 규모를 늘린 게 특징이다
정부는 30일 국무회의를 열고 ‘2017년 예산안’을 확정했다. 내년 예산안 가운데 일자리 예산은 올해보다 10.7% 늘어난 17조 5000억원 규모다. 문화·교육 등 12개 분야 가운데 가장 높은 증가세다. 하지만 뽑아쓰고 버린다는 의미의 ‘티슈 인턴’을 조장한다는 비판을 받아온 청년인턴 지원제도를 비롯한 3600억원 규모 일자리 사업은 구조조정된다.
이에 따라 중소기업 청년인턴 지원은 5만명에서 3만명으로 축소되고, 인턴 채용때 사업주에게 지원하는 인턴채용 지원금 제도도 폐지된다. 인턴 등 직접 일자리 사업 50개 가운데 25개는 1244억원이 감액된다. 고용장려금 사업수도 16개에서 6개로 줄이는 등 전체적으로 196개 일자리 사업이 185개로 줄어든다. 이는 올해 일자리 예산 15조 8000억원 중 10%인 1조 6000억원을 2020년까지 재편해야한다는 한국개발연구원(KDI) 심층평가 결과를 반영한 결과다.
대신 게임·가상현실(VR)·바이오의료 등 청년 선호 유망 일자리 투자를 늘린다. 또 청년 창업자에게 교육-사업화-자금융자-보육 전단계를 지원하는 ‘창업성공패키지’, 대학생 소액 창업을 지원하는 ‘대학창업펀드’를 신설했다. 고용복지플러스센터는 현재 70개에서 100개로 늘어난다. 특히 이 중에 6개는 민간인이 운영을 맡고, 4개는 공무원 대신 민간인 센터장이 경영하도록 해 경쟁 체제가 첫 도입됐다. 정부는 이를 통해 청년 취업 지원이 올해 21만개 일자리에서 내년 24만개로 3만개 확대되고, 일학습병행 기업수도 6300개에서 1만개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추가경정예산안 통과는 또다시 무산됐다.
야당이 무상보육(누리과정) 예산에 들어간 지방채 상환비용과 개성공단 폐쇄 피해 기업 지원 사업을 추경안에 포함시키자고 요구했으나 여당이 이를 거부하면서 이날 예정됐던 본회의가 열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국회가 멈춰선 가운데 여야는 책임공방을 벌였다.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는 “의석 수의 우위만 갖고도 기고만장하고 교만하고 오만한 저 사람들이 만약 대통령 자리를 차지하고 정권을 구성한다면 끔찍 그 자체”라고 비난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암을 유발하는 우레탄 트랙을 걷어내는 등 민생·교육예산을 확대하자고 주장했으나 정부·여당은 반대했다. 민생·일자리 위해 추경하자던 주장은 근거없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공격했다.
[조시영 기자 / 우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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