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볕더위는 불과 3주 앞으로 다가온 추석경기에도 심리적인 타격을 미치고 있다. 폭염이 이어지면서 대형마트들의 추석선물 예약판매에 ‘한파’가 불어닥친 것이다.
추석이 작년보다 2주 가량 빠른데다 폭염까지 지속되자 명절선물 예약판매는 예년보다 16~18% 가량 감소했다.
23일 국내 주요 대형마트들에 따르면 추석 명절을 25일 앞둔 상황에서 대형마트들의 명절선물 사전예약판매 매출은 작년보다 크게 하락했다. A대형마트에서는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21일까지 추석선물 사전예약이 전년대비 17.6% 감소했다. B대형마트 또한 추석 25일 전 사전예약판매 매출을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보니 16.3%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대형마트들은 오는 31일까지 추석선물 사전예약을 받고 다음달부터 본 판매에 돌입할 예정이다.
백화점들은 추석명절 사전예약이 전년대비 30% 가량 늘어난 것으로 집계되고 있지만, 증가율 자체는 예년보다 축소됐다는 설명이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백화점의 명절선물 사전예약 규모는 대형마트에 비해서는 크게 작기 때문에 약간의 변동만으로도 증감률이 크게 오르내리는 게 사실”이라며 “지난해 추석때는 사전예약이 전년대비 70%까지 오르기도 했는데, 올 추석을 앞두고 증가폭이 줄어든 것만은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이번 사전예약판매 기간은 지난해보다 사흘 길었던 것도 감안하면 실제 성장률은 상당히 둔화됐다는 분석이다.
이처럼 추석선물 예약 실적이 저조한 이유는 더위가 늦게까지 이어지면서 추석에 대한 심리적 거리감으로 명절선물 예약을 늦추는 경향이 강했기때문으로 대형마트들은 분석하고 있다. 특히 작년에는 추석연휴가 9월 26~29일이었지만, 올해는 이보다 2주 가량 빠른 9월 14~18일인 것도 영향을 미쳤다. 추석이 예년보다 앞당겨지면서 여름휴가 기간과 겹쳤고, 그 탓에 소비자들도 사전예약을 미뤘다는 것이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도 “추석이 2주 정도 빨라지면서 사전예약기간이 여름휴가 성수기와 겹쳤고, 폭염으로 인해 심리적으로 추석을 더 멀게 느끼다보니 명절선물 수요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형마트들은 이번 주 중반부터 폭염이 한풀 꺾인다는 예보에 다음주께는 명절선물 수요가 다시회복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김영란법 시행을 앞둔 효과가 전체 명절선물 수요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기에 판매 추이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B대형마트 관계자는 “김영란법 등 변수가 많기 때문에 추석선물 수요에 대해서는 단언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최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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