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셔야 돼요. 한 4~5일?”
서울 신촌에 위치한 SK텔레콤 직영점 판매담당 직원은 19일 출시된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를 구매하고 싶다고 하자 대뜸 이렇게 말했다. 서울 양천구에 있는 다른 통신사 판매점에서도 같은 반응이었다. 한 판매자는 “매일 15대 정도 대리점에 배당되는데 대기하는 고객 숫자는 그 3배 가량”이라고 말했다. 강남에 위치한 한 대리점 직원은 “개장 한 시간만에 50대가 그 자리에서 다 팔렸다”며 “특히 블루코랄 색상 인기가 압도적”이라고 했다.
갤럭시노트7 인기가 예사롭지 않다. 이미 사전예약 판매 40만대를 기록하며 돌풍 조짐을 보인 이 신제품은 출시 첫날 구매고객이 장사진을 이루며 “돌풍이 아니라 태풍이 될 것”이라는 시장 예상을 적중시켰다. 9월 나오는 애플·LG 등 경쟁제품은 물론 가격 경쟁력이 있는 중국계 단말기들을 위협하는 초반 출발이다. 이날은 평일 오전임에도 불구하고 SK텔레콤 강남 T월드 매장에는 100여명의 인파가 몰렸다. 테헤란로에 위치한 LG유플러스 매장에도 제품 구매를 문의하는 손님이 줄을 이었다.
서울시내 이동통신사 대형 매장에는 어느 정도 바로 구매가 가능하도록 물량이 보급됐지만 도심을 조금만 벗어나면 제품이 없어 예약만 받고 방문자들을 돌려보내기 일쑤였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예약판매량인 40만대를 일괄 배송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라며 “현장 구매를 원하는 소비자를 위해 유통망에 제품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말이 되면 이런 현상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금요일 퇴근 시간 이후부터 주말까지 평소보다 2~3배 많은 소비자가 몰릴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생산량 목표치를 전작인 갤럭시노트5보다 2배 많은 월평균 300만대 수준으로 올려잡았다. 단순 계산으로 한 대당 평균마진이 10만 원씩이라고 하면 갤럭시노트7으로 월 3조원 가량 이익을 벌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여의도 증권가에서는 연말까지 예상 판매량을 1200만대 이상으로 보고 있다.
갤럭시노트7 인기는 철저하게 이용자 중심으로 기획·디자인·개발된 제품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다. 복잡한 공인인증서 비밀번호를 입력하는 대신 바라보기만 하면 0.5초만에 은행 계좌에 연결되는 ‘홍채인식’기능이 대표적 예다. 신촌 SK텔레콤 대리점에서 만난 이개심 씨(65)는 “다른 핸드폰은 방수가 되거나 홍채인식으로 은행거래를 하는 기능이 없지 않나”고 말했다.
갤럭시노트7 출고가는 98만8900원이며 저장공간은 64GB, 색상은 블루코랄, 실버티타늄, 골드플래티넘 등 3종이다. 이동통신사에서 지원금을 최대로 받으면 60만원대에 구매할 수 있다. KT와 SK텔레콤은 24만원을, LG유플러스는 26만 4000원을 최대 지원해 준다. 월 6만원대 요금제를 선택하면 통신요금 포함 매월 10만원 이하 할부로 구매가 가능하다. 예를 들어 SK텔레콤 ‘밴드데이터 59요금제’를 선택하고 24개월 약정을 하면 월 부담은 9만 4000원 정도다. 여기에 추가 할인 혜택을 주는 신용카드를 활용할 수 있다. SK텔레콤 고객의 경우 ‘T삼성카드 v2’를 새로 발급받으면 매월 최대 2만원(전월 실적 70만원 이상) 할인혜택이 있다. KT ‘프리미엄 수퍼할부카드’도 월 최대 2만원 할인혜택이 주어진다. LG유플러스 ‘라이트플랜 신한카드’는 단말 구매시 10만원 할인, 24개월간 통신비를 최대 36만원을 깎아준다.
삼성전자는 23일까지 개통을 완료하는 예약 구매자에게 기어핏2 등을 증정하기로 한 행사 기간을 연장하기로 했다. 제품 배송이 늦어 23일까지 개통을 못한 고객에도 사은품을 전달하기로 방침을 세웠다. 삼성전자는 이날 갤럭시노트7과 호환되는 신형VR 모델도 출시했다. 가격은 12만9800원으로 기존 기어VR과 같다. 시야각이 기존보다 넓어졌고 기기 조작이 쉬워졌다.
[신현규 기자 / 이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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