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조선업황 부진으로 구조조정이 단행되고 있는 가운데 현대중공업그룹 3사 노동조합이 오는 31일 공동파업을 선언했다.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노조위원장은 17일 울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올해 단체교섭 승리와 구조조정에 맞서 31일 연대 총파업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현대중공업 조선 3사가 올해 협상을 유리하게 끌고 나가기 위한 사측 압박용으로 연대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국내 조선사가 수주절벽을 맞는 등 극심한 경영난에 처한 상태에 파업을 선언한데 따른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3사 노조가 동시에 파업을 하는 것은 2001년 현총련(현대그룹노조총연합) 해체 이후 처음이다. 특히 온건 성향으로 조선업종 파업에 참여하지 않았던 현대미포조선 노조가 파업에 참여하면 이 회사의 20년 연속 무분규 기록은 깨지게 된다.
3사 노조 대표들은 “현대중공업그룹 조선 3사가 흑자를 내고 있는데 희망퇴직을 일방적으로 실시하는 등 노조를 무력화하는데 몰두하고 있다”며 “구조조정 중단을 요구하는 것은 흑자가 나는 사업장에서 구조조정을 진행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2013년 4분기부터 9개 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가다 올초부터 흑자를 내기 시작했다.
구조조정 효과가 누적됐고 현대오일뱅크 등 알짜 사업부가 돈을 잘 벌어오며 상반기 영업이익은 8824억원까지 올라섰다. 현대중공업 상반기 영업이익 중 현대오일뱅크 비중은 52%에 달한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흑자 전환은 경영환경 호전에 따른 것이 아니라 비용절감과 자산매각 등 경영 합리화와 환율 변동, 자재비 절감에 따른 것”이라며 “올 상반기 수주 실적이 연간 목표의 21%에 그치는 등 어려운 상황에 처한 만큼 노조가 회사 정상화에 협력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룹 3사 노조 조합원은 현대중공업이 1만6000여명으로 가장 크고, 현대미포조선이 2700명, 현대삼호중공업이 2500명이다.
[서대현 기자 / 김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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