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 CJ그룹 회장의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CJ의 향후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오너 부재로 약진했던 M&A(인수합병) 부분에 대한 투자가 늘어날 것이란 기대가 있는가 하면 일각에서는 연말 대규모 인사이동이 있을 것이란 추측도 나온다.
CJ그룹 관계자는 12일 이 회장의 경영복귀 시기와 관련해 “이 회장은 당분간 치료에 전념할 예정”이라며 “현 전문경영인 체재에서 한동안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유전병의 일환인 샤르콧 마리투스(CMT)로 자택에 머물며 투병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CJ그룹에 따르면 이 회장은 현재 주변의 도움 없이는 거동조차 어려운 상태다.
하지만 장기간 지속돼온 CJ의 총수 부재가 해소된 만큼 M&A같은 대규모 투자에 대한 결정이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재계는 기대하고 있다. CJ그룹은 지난 3년동안 총수 부재로 인해 신성장동력 발굴과 사업 확장 등에서 어려움을 계속해 왔다.
CJ그룹은 이 회장이 자리를 비운 동안 계열사별로 전문경영인의 책임경영 체제를 이어왔지만, M&A와 지분매각에 10여차례 고배를 마시며 지난 2013년 계획한 매출 33조원 돌파를 3년째 이루지 못하고 있다. 그룹 차원의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M&A는 무엇보다 오너의 결단이 우선시되기 때문이다. 매년 늘어나던 투자 규모도 2013년 이후 해마다 줄어 지난해에는 2011년 수준인 1조7000억원에 그쳤다.
CJ그룹은 현재 동양매직과 한국맥도날드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전일 마감한 동양매직 인수전에는 CJ를 비롯해 현대백화점그룹, SK네트웍스, OCI계열 유니드, AJ네트웍스, 바디프랜드, 메이다 등 10여 곳이 넘는 곳이 예비입찰 제안서를 내 한껏 달아오른 상태다. 한국맥도날드 인수전은 NHN엔터테인먼트와 맞붙는다. 업계에 따르면 CJ그룹은 한국맥도날드 인수 희망가로 3000억원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2013년부터 하락세를 이어온 CJ그룹의 연간 투자규모가 올해 다시 살아날 것으로 보인다”며 “빠른 시일 내 목표 매출을 달성하기 위해서라도 대부분의 투자금이 M&A에 쓰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CJ그룹은 ‘그레이트 CJ’를 목표로 오는 2020년까지 매출 100조원, 영업이익 10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매출을 늘리는 데는 M&A가 효과적인 만큼 공격적인 M&A전략에 나설 수 있다는 게 관계자 측 설명이다. 지난해 CJ그룹의 총 매출액은 29조1000억원이었다.
CJ헬로비전의 정상화도 주목된다. CJ헬로비전은 최근 SK텔레콤으로의 인수가 무산되면서 사업 정상화에 대한 요구가 절실한 상황이다. CJ헬로비전은 최근 TF(태스크포스)를 구성하고 다음주께 조직개편 단행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김진석·변동식 공동대표 체제 전환에 대한 예상도 나온다.
연말 연사도 주요 관심대상이다. CJ그룹은 2013년 정기 임원인사 이후 오너 부재를 이유로 대규모 임원 인사를 단행하지 않고 있다. 정기 인사 때마다 최소한의 인사 이동만 실시했다. 지난해 4월 대법원 판결 전에는 신임 임원 13명을 승진시키고 기존 임원에 대한 인사 발령은 내지 않았다. 이후 같은 해인 지난해 12월에도 기존 임원에 대한 인사는 보류한 채 33명을 신임 임원으로 승진시키고, 43명의 임원을 이동하는 보직변경과 조직재정비만 실시했다.
재계 관계자는 “이 회장의 부재 전까지만 해도 CJ는 매년 100명에 가까운 정기 임원인사를 연말에 단행해왔던 만큼 이번 정기 인사 때 대규모 인사가 가능할 것”이라며 “승진인사와 조직개편이 주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디지털뉴스국 배윤경 기자 / 박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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