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전문병원인 세종병원(이사장 박진식)의 심장내과 김경희 과장(심장이식센터장)과 흉부외과 유재석 과장을 필두로 한 심장이식전담팀이 심장이식 수술에 성공하면서 다시금 심장이식 수술이 활기를 되찾고 있다.
대한민국 심장병 치료를 선도해 온 의료기관 중 하나인 세종병원은 1990년대에 대한민국 3번째로 민간병원으로는 최초로 심장이식 수술을 시행하는 등 꾸준히 수술을 진행해왔지만 여러 이유로 중단됐다. 이후 심장이식 수술이 필요한 환자들에게 좀 더 전문적인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자 2015년 1월 전담 센터를 개소했다. 이번 수술은 그동안 중단돼왔던 심장이식 수술을 다시 시행한 것으로 앞으로 다양한 연령대의 말기 심장병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심장이식 수술이 더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심장이식을 받은 이현섭 씨(가명 남 42세)의 진단명은 심근경색으로 상대적으로 젊은 나이였지만 당뇨로 인해 이미 심장 근육이 괴사된 상태로 다른 병원에서 스텐트 시술을 받았지만 경과가 호전되지 못하고 심부전으로 이행됐다. 결국 심장을 전문으로 보는 병원을 수소문한 끝에 세종병원 응급실을 통해 내원했다.
주치의인 심장내과 김경희 과장은 주사, 약물 치료를 통해 이 씨의 심장상태를 면밀히 관찰했고, 최종 MRI 결과상 심장이 회복될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하여 이 씨의 부모님에게 이식수술을 제안했다. 당장 막막했던 부모님과 이씨는 장기기증원에 심장 이식을 신청했고, 6월 초 이식자로 최종 선정된 이 씨는 6월 17일 심장이식술을 받고 회복기간을 거친 후 최근 건강하게 퇴원했다.
세종병원은 2013년부터 심장이식준비위원회를 개설하고 매월 회의를 열어 의료진 간의 정보를 공유하는 등 심장이식 수술을 준비해왔고 심장혈관센터, 심장재활센터, 24시간 심장혈관응급센터 등 관련 전문센터와 연계해 치료방법을 논의해왔다. 그 결과 이번 이식수술에서 기증 및 이식 절차, 수술장 준비, 검사실 및 의료진 간 협조가 원활히 이뤄져 성공적인 수술을 할 수 있었다.
수술을 집도한 흉부외과 유재석 과장은 “공여자의 심장 적출 후 이식까지 심장에 혈류공급이 되지 않는 심근허혈 시간은 심장이식 수술 성공의 중요한 열쇠”라며 “보통 4시간을 넘어가면 심장기능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높아지는데, 이번 이식 수술의 경우 심장이식전담팀내 협력이 잘 이뤄져 적출과 이식 수술 등 모든 과정이 3시간 이내로 순조롭게 잘 진행되었다”고 말했다. 김경희 과장은 “이식 수술 전에는 환자의 심장이 다시 회복될 가능성을 면밀히 체크하고, 약물치료를 하는 것이 이식이 결정된 후에는 정서적인 지지가, 이식 후에는 감염관리와 거부반응에 대한 빠른 대처가 중요하기 때문에 이식전담팀 간의 협조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진식 이사장은 “세종병원은 지난 35년간 오직 심장질환을 정복하기 위해 끊임없이 달려왔다”며, “오랜 준비 과정을 거쳐 다시 시행하는 심장 이식 수술을 더욱 활성화해 말기 심장질환자의 삶의 질을 높여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