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널 생산업체인 LG디스플레이가 중소형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생산시설 건설을 위한 대규모 투자에 나선다. 내년부터 애플이 아이폰 신제품에 OLED 패널을 사용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여기에 공급하기 위한 목적으로 분석된다. LG디스플레이는 현재도 애플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에 LCD 패널을 납품중이다.
LG디스플레이는 26일 정기 이사회를 열고 경기도 파주 사업장 내 P9 공장에 월 1만5000장 규모의 6세대(1500mmX1850mm) 플라스틱 OLED(POLED) 생산 라인 구축을 위해 1조9900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고 27일 밝혔다. 이 생산시설은 2018년 하반기 가동이 목표다.
중소형 OLED는 스마트폰이나 스마트워치 등 소형 스마트기기에 사용되는 디스플레이 패널이다. 이 가운데 POLED는 유리 대신 공업용 플라스틱의 일종인 ‘폴리이미드(PI)’를 기판으로 사용한다. 이 때문에 종이처럼 접거나 구부리거나 둘둘 말 수 있는 등 3차원적인 디자인 혁신을 가능하게 한다. 유연하다는 의미에서 ‘플렉서블 OLED’로 불리기도 한다.
현재 중소형 OLED 시장은 삼성디스플레이가 시장점유율 97.7%를 차지하는 독주체제를 형성하고 있다. 갤럭시 S 시리즈가 OLED 패널을 사용하고 있으며 특히 끝부분이 휜 엣지 모델은 POLED가 사용됐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내년부터 애플에도 OLED 패널을 공급할 예정이다. 디스플레이 시장전문 조사기관인 IHS는 POLED 시장이 올해 약 5900만대에서 2020년 약 4억1600만대로 급성장 할 것으로 보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경기도 파주에 이미 4.5세대 월 1만4000장 생산규모의 POLED 생산시설을 갖추고 있다. 여기서 생산되는 물량은 애플의 스마트워치인 애플워치 등에 공급된다. 또 내년 상반기 가동을 목표로 경북 구미 사업장에 6세대 월 1만5000장 생산규모의 POLED 투자가 진행중이다. 이번 투자를 포함하면 LG디스플레이는 6세대 월 3만장의 POLED 생산규모를 갖추게 된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6세대 POLED 패널 원장 하나에서 5.7인치 스마트폰용 패널이 200장 이상 나온다”며 “2018년이면 한 달에 스마트폰 600만대분 이상의 패널을 만들 수 있게 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는 현재 10조원 이상을 투자해 2018년 상반기 가동을 목표로 OLED 중심의 P10 공장을 짓고 있다. 여기에는 TV부터 중소형까지 OLED 패널 전 라인업이 들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 뿐 아니라 중화권 스마트폰 업체도 OLED 패널 사용을 선언하면서 중소형 OLED 패널 투자가 줄을 잇고 있다. 대만 폭스콘에 인수된 일본 샤프는 내년부터 OLED 패널을 생산할 예정이다.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 업체인 BOE도 2018년 초 양산을 목표로 OLED 생산 라인을 짓고 있다. 일본 재팬디스플레이(JDI)도 일본 산업혁신기구와 공동으로 출자한 JOLED를 통해 2017년께 중형 OLED 양산에 나설 예정이다
LG디스플레이는 OLED 투자 발표와 함께 이날 2분기 실적도 공개했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3% 감소한 5조8551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91% 급감한 444억원에 머물렀다.
중국업체들의 공격적인 LCD 생산확대와 지속적인 패널가격 하락으로 인해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는 것이 LG디스플레이 측 설명이다. 다만 차별화된 기술경쟁력을 바탕으로 수익성 위주의 경영을 통해 17분기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LG디스플레이는 하반기에 대형과 UHD, IPS 인터치(in-TOUCH) 등 프리미엄 제품 비중을 늘리는 동시에 OLED 시장과 고객 확대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특히 TV에 사용되는 대형 OLED는 초고해상도 제품의 수율 안정화와 공정개선 등을 통해 원가경쟁력을 높인다는 각오다.
김상돈 LG디스플레이 CFO(최고재무책임자) 전무는 “3분기는 계절적 성수기로 고객사의 구매가 늘고 대형화 트렌드가 이어질 것”이라며 “패널 가격의 안정적인 흐름으로 하반기 수익성은 전반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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