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폭스바겐의 판매 정지가 예상되면서 가장 큰 반사이익을 기대하는 자동차 업체는 아우디와 고급차 시장에서 경쟁 중인 벤츠와 BMW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기아차 등 국산 완성차 업체들 역시 폭스바겐과 중간층 수요를 놓고 경쟁하고 있어 판매량이 소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환경부는 12일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에 총 32개 차종 79개 모델에 대한 인증 취소 청문 실시 통지를 발송했다. 인증이 취소되면 32개 차종 중 현재 판매 중인 27개 차종의 신차 판매가 정지되며 아우디·폭스바겐은 하반기 국내 영업을 하지 못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아우디 판매 중단으로 발생할 공백은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인 벤츠와 BMW가 상당 부분 흡수할 것으로 보인다. 아우디는 각종 악재에도 상반기 1만3058대를 팔며 수입차 시장 3위를 유지했다. 아우디가 국내 시장에서 팔고 있는 전체 모델 평균가는 9538만원으로 벤츠(1억1098만원), BMW(9855만원)와 고객 층이 겹친다.
아우디 베스트셀러 모델인 A6는 올해 상반기 6806대 판매됐다. 경쟁 차종은 BMW 5시리즈와 벤츠 E클래스 등 중형 프리미엄 세단으로 각 사 대표 모델이다. 중형 프리미엄 세단 시장에서 차를 고르는 사람들이 주로 독일 3사를 비교 선상에 놓고 고민한다는 점을 봤을 때, 벤츠, BMW가 A6 고객 잡기를 위한 대대적인 프로모션을 펼칠 가능성도 점쳐진다.
올해 수입차 시장 1위는 상반기 2만4488대를 판매한 벤츠가 지키고 있지만, 4월부터 세 달 연속 월간 수입차 판매량 1위를 BMW가 차지하면서 두 브랜드 사이 차이는 1000여대로 좁혀진 상태다. 사실상 하반기 아우디 수요를 가져가는 브랜드가 올해 수입차 시장 1위를 차지하게 된다고 볼 수 있다.
폭스바겐은 ‘수입차 대중화’의 기수로 그동안 국산차 수요기반을 잠식해왔다. 따라서 폭스바겐 영업 중단은 현대·기아차 등 국산차 업체에는 호재가 될 수 있다. 폭스바겐은 상반기 1만2463대를 팔아 수입차 시장 4위 자리에 올랐다.
폭스바겐 베스트셀러 모델인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티구안은 올해 상반기 4164대 팔렸다. 티구안과 같은 차급인 현대차 투싼과 기아차 스포티지 뿐만 아니라 기아차 모하비, 르노삼성 QM6 등 차급이 하나 이상 높으면서도 가격은 유사하거나 더 낮은 차량에까지 수요가 흘러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박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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