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서스펜션을 구성하는 ‘쇽업소버’(shock absorber)는 달리면서 차체에 가해지는 충격이나 섀시 스프링 진동을 흡수해 승차감과 안정성을 개선하는 부품이다. 특히 튜닝용도로 쓰이는 쇽업소버는 저속에서 승차감과 고속에서 안전성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다이그레시브’(Digressive) 기술을 필요로 한다.
최근 차량 튜닝용 부품 제조전문 네오테크는 다이그레시브 기술을 채택한 튜닝용 ‘쇽업소버’를 업계 최초로 국산화했다. 쇽업소버의 성능을 좌우하는 피스톤 어셈블리와 실링 부품을 새로 개발해 기존 쇽업소버 보다 20% 가량 성능도 개선시켰다.
최근 경북 칠곡군 본사에서 만난 이종고 대표는 “올해 상반기에 걸쳐 단일 부품만으로 5억 5000만원의 규모로 전국 150여개 튜닝샵에 공급하기로 했다”라며 “기존의 호주와 홍콩 파트너사를 통한 수출도 시작했고 미국 시장도 튜닝 마니아층 사이에서 입소문 만으로 애프터마켓(시판용) 시장에 진출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튜닝산업 육성정책 중 자동차 유압댐퍼 기술개발(R&D) 과제를 수주한 네오테크가 1년만에 올린 성과다.
네오테크의 튜닝용 쇽업소버에 담긴 다이그레시브 기술은 속도구간에 따라 최적의 반응성으로 승차감, 핸들링, 타이어 접지력을 극대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지금껏 미국·유럽 등 튜닝 선진국에서는 보편적으로 쓰이던 기술이지만 국산 튜닝 쇽업소버에선 찾아볼 수 없었다.
기존의 국산 튜닝 쇽업소버는 진동강도가 세질수록 완충력도 선형 비례로 늘어나는 점이 특징이다. 부드러운 승차감을 중시하는 운전자의 경우 시속 50㎞ 이내의 저속구간에서 만족할 만한 승차감을 느낄 수 있었지만 시속 50~70㎞의 중속구간에서 핸들링이 떨어지고 시속 70㎞ 이상의 고속구간에선 접지력이 떨어지는 한계가 있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반대로 쇽업소버의 완충력을 강화하면 저속에서의 승차감이 나빠지게 된다.
네오테크는 차체의 진동 흡수력을 조절할 수 있는 ‘감쇠력 조절부’를 쇽업소버의 아래쪽에 만들고 저·중·고속의 구간마다 운전습관과 차량 특성에 맞출 수 있도록 했다. 그 결과 네오테크의 튜닝 쇽업소버는 저속에서는 부드러운 승차감을, 중속에서는 핸들링에 따라 차량이 즉시 반응 할 수 있다. 고속으로 달릴 때 차선을 급히 바꾸거나 급브레이크를 잡아도 타이어 접지력을 유지하면서 안정적으로 신체를 잡아준다.
이 대표는 “제품을 전남 영암군의 F1 서킷에서 프로레이서들을 상대로 테스트한 결과 평균적으로 반 바퀴 당 1.5초 가량 기록이 단축됐다”며 “짧은 코스 기준으로 1경기에 25바퀴를 돌아야하기 때문에 실제로는 코스 1바퀴를 주행할 수 있는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네오테크는 향후 튜닝용 쇽업소버의 성능개선 작업과 특허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현재 실링 부품 업그레이드를 위해 올해 들어 전문연구인력 5명을 추가로 채용하고 특허 출원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한 중견기업과 협업으로 튜닝용 브레이크 캘리퍼 신제품도 개발해 이달말까지 출시할 예정이다.
[안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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