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호 게이트’를 수사 중인 검찰이 1일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에 들어갔다.
오전 10시 검찰 출두에 맞춰 이날 오전 9시35분께 서울중앙지검 청사 별관에 도착한 신 이사장은 취재진의 쏟아지는 질문에 “죄송하다. 검찰에서 모든 사실을 다 말하겠다”고 밝혔다.
이어지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검찰에서 다 말하겠다”고 거듭 답했다.
신 이사장은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장녀다. 검찰이 정운호 게이트로 촉발된 롯데그룹의 비리 의혹을 조사 중인 가운데 롯데오너 일가로서는 신 이사장이 처음으로 소환조사를 받게 됐다.
신 이사장은 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에게서 롯데면세점 입점 명목으로 지난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10억원 가량의 뒷돈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신 이사장은 당시 호텔롯데 이사로 재직하며 면세점 사업부를 총괄해왔다.
사건을 맡은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박찬호 부장검사)는 신 이사장이 금품을 받은 것이 사실인지, 롯데면세점 입점 편의를 지시했는지를 강도 높게 조사할 계획이다.
신 이사장은 이 외에도 특정 프랜차이즈업체와 화장품업체로부터 돈을 받고 백화점 입점 편의를 봐줬다는 혐의와 검찰 수사 전 관련 증거를 인멸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특히 신 이사장의 아들이 100% 지분을 갖고 있는 BNF통상을 주목하고 있다. 이 회사가 신 이사장의 로비 창구로 쓰였을 것이라는 게 검찰의 주장이다. 네이처리퍼블릭은 이 회사와 롯데면세점 입점 컨설팅과 매장 관리 위탁계약을 맺고 있었으며 사실상 이 회사의 운영 역시 이 이사장이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들인 장모씨는 급여 명목으로 매년 이 회사에서 100억원 이상씩 받은 것도 수사 중 드러났다.
검찰은 지난 2일 신 이사장 자택을 비롯해 호텔롯데 면세사업부와 BNF통상을 압수수색했다. 신 이사장의 측근으로 알려진 이모 롯데장학재단 임원과 이모 BNF통상 대표 등 관계자는 검찰 조사에서 “신 이사장 지시로 네이처리퍼블릭을 면세점에 입점시킨 뒤 매장 위치도 유리하게 바꿔줬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신 이사장의 혐의가 입증되면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검찰은 이와 별도로 롯데그룹 총수일가에 대한 비리 수사도 이어갈 방침이다. 신 이사장의 조사를 맡은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는 롯데그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롯데수사팀(조재빈·손영배 부장검사)과 협력해 롯데그룹 총수일가에 대한 비리 수사와 불법적인 자금 흐름도 추적 단서도 공유할 방침이다.
[디지털뉴스국 배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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