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수산과학원이 멸종위기에 처한 뱀장어의 완전양식 기술개발에 성공했다. 2020년까지 대량생산기술을 확보하면 수입에 의존하는 국내시장(4000억 규모)뿐만 아니라 4조원 규모의 세계 뱀장어 시장을 공략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해양수산부 국립수산과학원은 양식 유망 품목으로 떠오른 뱀장어의 완전양식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고 21일 밝혔다. 완전양식기술은 수정란을 부화시켜 기른 어린 뱀장어(실뱀장어)를 어미로 키워 다시 알을 생산하도록 하는 단계까지의 기술이다. 뱀장어 완전양식기술 개발에 성공한 건 일본에 이어 한국이 세계에서 두 번째다.
수산과학원은 2008년부터 뱀장어 인공 종자생산 연구를 추진해 2012년 세계에서 두번째로 인공종자를 실뱀장어로 키웠다. 지난 5월 7일 실뱀장어가 4년간 성장한 후 어미 뱀장어가 되고 인공2세대 뱀장어 10만여 마리를 낳는 데 성공한 결과다.
한국 뱀장어 생산액은 약 2500억원(약 9000t) 규모로 양식어류 중 넙치에 이어 2위이다. 하지만 자연산 실뱀장어의 확보가 어려워 양식에 사용되는 실뱀장어의 60∼90%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또한 매년 해외에서 뱀장어 성어 1500t 내외를 수입하고 있다.
해수부는 이번에 개발한 완전양식 기술을 바탕으로 실뱀장어 대량생산 기술을 확보해 국내 수입 물량(실뱀장어 20t)을 대체하게 되면 연간 약 4000억 원의 경제적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뱀장어 주요 소비국인 중국과 일본 등 국가에 수출을 통해 4조원 규모 세계 실뱀장어 시장을 공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윤학배 해수부 차관은 “연구역량을 총동원해 오는 2020년까지 인공 실뱀장어의 대량 생산 기술을 확보할 것”이라여 “대량 생산 기술을 우리나라 어업인들에게 보급해 양식 어가의 소득을 증가시키고 수산업의 미래산업화를 적극적으로 실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뱀장어는 원래 우리나라에서 약 3000km 떨어진 태평양 수심 300m 바다에서 산란해 6개월동안 성장한 뒤 우리나라 강으로 올라온다. 국내 뱀장어 양식은 강을 거슬러 올라오는 자연산 실뱀장어를 잡아서 키우는 형태로 자연자원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남획과 환경 변화의 영향으로 어획량이 급감해 공급량 부족, 가격 불안정 등 문제가 대두돼 왔다. 우리나라에서 주로 소비하는 종자인 극동산 뱀장어(Anguilla japonica)의 경우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의 거래에 관한 협약’(CITES)에 따라 국제 무역거래 제한 품목으로 지정하려는 국제적 움직임도 일고 있기 때문이다.
[이승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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