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에 입원 중이던 신격호(95)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지난18일 서울아산병원으로 갑작스럽게 옮겨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신 총괄회장은 검찰이 그의 집무실인 소공동 롯데호텔 34층을 압수수색하기 하루 전날인 지난 9일 미열 증세로 서울대병원에 입원했었다.
19일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운영하는 SDJ코퍼레이션 관계자는 “신 총괄회장의 건강에는 큰 이상이 없고 다만 고령으로 회복 기간이 더 필요하다는 소견과 가족의 요청으로 병원을 옮겼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동안 건강에 문제가 있을때마다 서울대병원을 택했던 신 총괄회장이 갑자기 병원을 바꾼 것에 대해 다른 이유가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우선 검찰 수사를 대비해 장기간 입원을 염두해둔 조치라는 해석이 나온다. 보안과 병실상태를 고려해 아산병원을 장기거점으로 택했다는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서울대병원에서 언론이 망원렌즈를 사용해 사진촬영을 하는 등 취재경쟁에 따른 불편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며 “상대적으로 보안 여건이 좋은 아산병원으로 이동한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성년후견인 문제로 서울대병원과의 관계가 불편해졌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신 총괄회장은 지난달 16일 법원의 결정에 따라 정신건강 감정을 위해 서울대병원에 입원했지만 사흘만에 돌연 퇴원했었다.
한편 성년후견인 지정을 심리 중인 서울가정법원은 최근 그의 진료기록을 국립정신건강센터에 맡기고 정신감정 절차를 재개했다. 국립정신건강센터는 신 총괄회장이 개인적으로 받은 각종 진료기록과 함께 지난달 서울대병원에 정신감정을 위해 입원했을 당시의 진료 내용 등을 토대로 감정을 실시하게 된다.
[손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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