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세계 1위 소비자용 드론 제조사인 DJI가 서울 홍대입구에 '플래그십 스토어' 문을 열며 국내 시장에 진출한 지 19일로 100일이 됐습니다.
DJI는 자발적으로 콘텐츠를 만들고 나누고 즐기는 한국 사람들 사이에서 드론을 널리 확산해 미래의 드론 산업이 나아갈 길을 가늠해보겠다는 애초 계획을 차근차근 실현하고 있습니다.
지난 3월 12일 매장을 오픈할 때부터 소비자들의 열기는 대단했습니다.
DJI가 첫 해외 플래그십 스토어 개장을 기념해 선착순 20명에게 드론을 20% 할인 판매한다고 밝히자 드론 마니아들이 전날 밤부터 가게 앞에서 침낭을 깔고 진을 치는 열의를 보였습니다.
DJI의 홍대 매장은 다양한 기종의 드론을 판매할 뿐 아니라 안전 교육을 하고 고장을 수리하는 통합 센터로 꾸며졌습니다. 전국 각지에 숨어있던 DJI 드론 이용자들이 매장으로 모입니다.
이제 가벼운 고장은 드론을 중국 선전 본사로 보내지 않아도 이곳 매장에서 빠르게 손 볼 수 있게 됐습니다.
드론의 쓰임새는 취재 사진 촬영, 영화나 드라마 제작, 열화상 카메라를 이용한 인명 구조 등 다양합니다. 최근에는 농약 살포, 고층 빌딩 관리 등 새로운 영역에도 적용되고 있습니다.
물론 여가에 취미로 드론을 날리는 인구도 늘고 있습니다. 서울시가 25일 광나루 한강 공원 잔디밭을 '드론 공원'으로 지정해 운영하기로 한 것도 이런 분위기를 반영한 결과입니다.
DJI가 매장에서 판매하는 드론 가격은 65만원부터 690만원까지 다양합니다. 일반 소비자용으로는 인공지능 기능을 탑재해 장애물을 피하고 사람을 인식·추적하는 '팬덤4'가 가장 인기입니다.
소비자 반응은 회사 측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뜨거웠습니다.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흥미를 보였습니다.
DJI 관계자는 19일 "과거 DSLR 카메라를 들고 등산하러 다니며 사진을 찍던 은퇴한 중년층이 드론에 재미를 붙여 동호회에 가입하고 열심히 활동하는 모습을 보면서 놀랐다"고 말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앳된 중고등학생이 매장에 예고 없이 찾아와 직원에게 드론에 관해 설명해달라고 하더니, 이미 부모님과 상의를 했다며 선뜻 제품을 사 가는 경우도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드론을 구경하러 DJI 매장을 방문하는 소비자는 주말이면 하루에만 1천~2천명에 달합니다. 유동 인구가 많은 홍대 입구 한가운데에 개방된 형태의 매장을 차린 전략이 먹혔습니다.
DJI는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14개국에 지사를 두고 있는데, 지역에 따른 맞춤형 인사를 합니다. 미국 실리콘밸리에는 연구·개발 인력을, 로스앤젤레스에는 영화 관련 인력을 배치하는 식입니다.
한국 지사는 '테스트베드' 역할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DJI는 국내 소비자들이 드론을 어떻게 활용하는지 분석하고 미래 수요를 예측하거나 생산 전략을 수립하는 등의 작업을 하는 크리에이티브(Creative) 팀을 더욱 확대할 방침입니다.
회사 관계자는 "당장 드론을 몇 대 더 파는 데 주안점을 두기보다 한국 사람들이 드론을 가지고 무엇을 하는지 지켜보고 이를 구체적인 사업에 반영하는 기회를 얻고자 한다"고 말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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