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올해 9월부터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대기업 집단)’ 지정 기준을 자산 5조원에서 10조원으로 높이는 한편 공기업은 대기업 집단에서 빼겠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하림(자산총액 9조 9100억원)·아모레퍼시픽(6조 5670억원)·셀트리온(5조 8550억원)·카카오(5조 830억원) 등 민간기업 25개와 한국전력공사·서울메트로 등 공기업 12곳이 대거 대기업 집단에서 빠질 전망이다.
이들 기업은 대기업 집단 기준이 자동 적용되는 38개 법령에 있는 사내유보금 법인세 부과를 비롯한 다양한 규제에서 벗어나게 된다.
9일 공정거래위원회·기획재정부·산업통상자원부·중소기업청 등 4개 부처 합동 브리핑에서 신영선 공정위 사무처장은 “늘어난 경제규모에 발맞춰 대기업 집단 자산 기준을 5조원에서 10조원으로 상향하기로 했다”며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오는 9월부터 적용하는 이번 조치로 대기업 집단은 기존 65개에서 28개로 줄어든다”고 밝혔다.
그동안 재계에서는 대기업 집단 자산 기준이 발전된 경제 상황을 반영하지 못했다고 지적해왔다. 실제 2008년 대기업 기업집단 자산 기준이 2조원에서 5조원으로 늘어난 이후 지난 8년동안 국내총생산(GDP)은 49.4%, 대기업집단 자산 평균은 144.6%나 증가했다. 기존 기준인 5조원에 이같은 수치를 단순히 곱하면 각각 7조 5000억원과 12조 2000억원이 된다. 두 기준의 절충점인 10조원을 새로운 기준으로 채택했다는 게 공정위의 설명이다. 신 처장은 “앞으로 3년마다 한번씩 경제규모에 맞춰서 대기업 집단 지정기준을 다시 설정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공정위는 부의 부당한 이전을 막기 위한 목적의 총수일가 사익편취 규제와 시장감시 기능을 하는 공시의무 제도에 대해서는 현행 5조원 기준을 유지하기로 했다.
[나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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