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팀이 ‘인공 섬모구조’를 이용해 접착력을 향상시켜 옷, 돌멩이 등에도 전자소재를 단단히 부착할 수 있는 전자섬유 제작 기술을 개발했다.
인공 섬모구조는 수 마이크로미터의 얇은 폴리머 박막을 반도체 공정을 통해 박막 가장자리에 털과 같은 모양으로 제작한 것이다. 유연한 특성으로 인해 표면이 울퉁불퉁한 구조물에도 잘 달라붙을 수 있다. 입고 다니면서 사용할 수 있는 웨어러블 디스플레이 및 컴퓨터 또는 의료 및 환경 모니터링 센서 분야에 활용할 수 있다.
고성능·고집적 소자를 사용하는 전자섬유의 경우 반도체 공정을 통해 소자를 먼저 만든 뒤 직물에 전사 인쇄하는 방법으로 만든다. 전자소자를 옷에 붙이려면 움직임이나 마찰 등에도 견딜 수 있어야 하는데 문제는 직물 표면의 굴곡이 복잡하고 구멍이 많아 접착력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광주과학기술원 고흥조 교수 연구팀은 수 마이크로미터의 얇은 두께를 갖는 고분자 유연기판 주변에 인공 섬모구조를 만들어 거친 직물 표현을 안정적으로 감쌀 수 있게 만들어줬다. 접촉면적을 늘려 접착력 문제를 해결한 것이다. 연구 내용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1일자에 게재됐다.
연구팀이 전자섬유를 실제 옷에 붙이고 실험을 진행한 결과 1만 번의 반복적인 인장변형(외력을 가해 형체를 변화시키는 것), 세제를 풀어놓은 물에 세탁·건조 과정 등을 거쳤지만 소자의 전기적 특성이 유지됐다.
인공섬모 구조로 인해 접착력이 높아져 반창고, 면봉, 돌멩이 등 복잡한 표면에도 적용할 수 있었다.
고흥조 교수는 “고성능·고집적 소자들을 직물 등 여러 복잡한 표면에 손쉽게 제작할 수 있게 됐다”며 “입기 편한 웨어러블 디스플레이, 건강·환경 모니터링 센서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영욱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