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암의 장기 생존자 상당수가 다른 암이나 질환의 위험을 가지고 있지만 이를 제대로 모르고 적절한 관리도 받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암 치료 후 환자 건강을 포괄적으로 관리하는 진료체계가 보다 활성화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병원 외과 양한광, 가정의학과 신동욱·이지은 교수팀은 2013년 10월부터 1년간 암건강증진센터에 의뢰된 위암 치료 후 3년 이상 생존한 위암 장기 생존자 250명의 건강상태를 분석한 결과, 대상자의 5%와 3%가 각각 당뇨와 고지혈증였으며, 36%는 당뇨 전 단계로 나타났다고 30일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설문에서 위암생존자 대부분이 해당 질환이 없거나 잘 모른다고 답했다. 특히 자신의 골밀도 상태를 모른다고 답한 88.4% 중 24%가 골다공증, 37%가 골감소증을 새롭게 진단받았다. 또한 다른 신체 부위에 암이 새롭게 생기는 이차암 검진 현황을 보면, 환자의 86%가 폐암 검진을 제때 받지 않았으며, 이 비율은 자궁경부암(66%)과 유방암(28%), 대장암(24%)에서도 높게 나타났다.
양한광 교수(위암센터장)는 “암환자 만성질환 관리는 암과 함께 꾸준히 이뤄져야 하지만, 암 치료에 집중하는 암전문의가 챙기는 데는 한계가 있다” 며 “서울대병원 위암센터는 가정의학과와의 협진을 통해 위암 수술 후 일정 기간이 지난 환자의 건강을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있는데, 환자의 만족도가 상당히 높다” 고 말했다.
신동욱 교수(암건강증진센터)는 “이번 연구로 대부분의 암환자는 암에 관심을 집중하다 보니 다른 질환에 상대적으로 소홀하다는 것이 입증됐다”며 “이를 보완하는 효율적이고 체계적인 진료 체계가 보다 활성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내 대표 의학 학술지인 ‘대한의학회지’ 최근호에 게재됐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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