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부가 ‘설탕과의 전쟁’을 선포한 가운데 아이들이 마시는 음료에도 당 성분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 주목된다. 달달한 음료의 대명사인 콜라보다 당 성분이 높은 제품들도 수두룩했다.
27일 소비자문제연구소 컨슈머리서치에 따르면 시중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어린이 음료 17개사 40개 제품의 당 함량은 평균 12.7g에 달했다. 한 병당 각설탕(3g) 4개 이상 당분이 포함돼 있는 데다 초코파이 하나 속 당분(12g)보다도 많은 셈이다. 한 병만 마셔도 어린이 하루 당류 섭취 권고량(35g)의 3분의1 이상(36%)을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세계보건기구(WHO)와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첨가당 섭취량이 하루 총 열량의 10%를 넘어서는 안 된다고 권고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3~5세 기준 아동의 경우 1400㎉ 섭취를 권장한다. 이 기준으로 하면 5세 아동이 하루 섭취해야 하는 당류는 35g으로 성인 기준(50g)보다 훨씬 적다. 특히 최근 3~5세 아동의 당류 섭취량은 지속적으로 늘고 있으며 그 중에서도 음료를 통한 비율이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음료를 통한 당류 섭취량 비율은 2007년 14.6%에서 2010년 18.6%, 2013년 19.3%로 점차 높아지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100㎖를 기준으로 40개 제품 가운데 8개 제품의 당 함량은 콜라(100㎖당 11g)와 유사하거나 더 높았다. 당 함량이 가장 높은 제품은 월팜 ‘자연원 키즈망고’로 100㎖짜리 한 병이 22g의 당 성분을 포함하고 있었다. 3g짜리 각설탕 7개를 한 번에 섭취하는 셈이다.
2위는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장난감을 함께 주는 제품으로 알려진 혜성음료 ‘변신자동차 또봇 사과맛’으로 220㎖ 한 병에 21g의 당이 들어있었다. 퓨어플러스 ‘터닝메카드 사과·밀크맛’이 20g으로 3위, ‘터닝메카드 딸기맛’이 19g으로 4위를 각각 차지했다.
초코파이보다 당분이 더 많은 제품도 21개에 달했다. 금강B&F ‘헬로카봇 요거·콜드키위맛’은 18g, 혜성음료 ‘변신자동차 또봇 오렌지’, 해태음료 ‘썬키스트 키즈 사과·포도’, 코카콜라 ‘쿠우젤리 복숭아·포도’, 매일유업 ‘엔요 골드키위’ 등 6개 제품 함량은 각각 16g이었다.
한 병당 당 함량이 가장 낮은 제품은 CJ헬스케어 ‘웰키즈 포도·감귤망고·블루베리’로 100㎖당 5g에 불과했다. 이외에도 농협홍삼 ‘착한홍삼 키즈엔 사과’(9g), ‘착한홍삼 키즈엔 포도·배’(8g), 현대에프앤비 ‘로봇트레인 포도·블루베리·아사이베리’(8g), 엠에쓰씨 ‘헬로카봇 사과·오렌지’(7g), 현대에프앤비 ‘로봇트레인 사과·당근·배’(7g), 해태음료 ‘에이플러스 키즈 사과 요구르트’(7g)도 당류가 비교적 적게 들어 있었다.
컨슈머리서치 관계자는 “어린이 음료는 대부분 몸에 좋은 무색소·무첨가 등을 표방하고 홍삼이나 유산균 등 유익한 영양분이 들었다고 광고하지만 천연당뿐 아니라 설탕이 다량 첨가돼 과다 섭취할 경우 비만을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서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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