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약계층을 고용하거나 버려진 장난감 재활용하는 사업을 하는 사회적 기업이 창출한 사회성과를 돈으로 환산하면 얼마나 될까?
그 동안 ‘착한 기업’으로만 알려진 사회적 기업이 얼마만큼의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냈는지 이번에 화폐 단위로 계량화됐다. 또한 이들 사회적 기업이 만들어낸 고용·환경·복지·문화 등 각 분야의 사회성과에 따라 경제적 인센티브가 국내 처음으로 제공된다. 지난해 출범한 사회성과인센티브 제도의 결실이다.
사회성과인센티브 추진단은 20일 서울 종로 소재 실버영화관 ‘낭만극장’에서 사회성과인센티브 1주년 기념행사·학술좌담회를 가졌다.
이날 행사에는 안충영 동반성장위원장, 오광성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장, 김용학 연세대 총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프로젝트 참여 사회적 기업 대표, 정부기관, 사회적 기업 육성·지원기관, 학계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사회성과인센티브는 최태원 회장이 자신의 저서 ‘새로운 모색, 사회적 기업’에서 처음 제안한 ‘Social Progress Credit’이라는 개념이 사회적 기업계의 공감을 얻어 지난해 현실화된, 사회적 가치를 측정하고 보상하는 제도다.
사회성과인센티브 추진단은 학계, 사회적 기업가, 사회적 기업 지원기관 등과 수개월 동안 사회성과 측정방법을 개발한 뒤 평가측정에 동참한 44개 사회적 기업과 검증과 합의를 거쳐 평가방법을 최종 완성했다.
이번에 마련된 측정기준으로 44개 사회적 기업의 지난해 사회성과를 측정한 결과, 모두 약 104억원의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 낸 것으로 조사됐다. 사회적 기업당 2억3000만원의 사회성과를 창출한 것이다.
추진단은 이들 사회적 기업이 만들어 낸 사회성과 104억원의 25% 수준인 26억여원을 인센티브로 지급하기로 했다. 사회적 기업 당 평균 6000만원이 착한 일에 대한 성과금으로 지급되는 것이다.
이번에 인센티브를 받는 44개 사회적 기업은 평균 설립 후 8년된 기업들로 지난해에 모두 74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는 등 경영성과를 거뒀으며, 취약계층 1700여명을 고용하고 있다.
추진단은 인센티브에 뜻을 같이할 사회적 기업을 모두 100개까지 늘리는 등 저변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날 행사와 함께 진행된 학술 좌담회에서는 장용석 연세대 행정학 교수, 이재열 서울대 사회학 교수, 이우진 고려대 경제학 교수 등이 패널로 참여해 다양한 학술적 관점에서 사회성과인센티브의 의미와 사회발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논의했다.
그 동안 눈에 보이지 않고 측정이 어렵다고 여겨왔던 사회적 기업의 사회성과가 합당하게 보상을 받는다면 인재와 자본이 사회적 기업으로 흘러 들어가 결국에는 사회적 기업의 생태계가 선순환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최근 청년들이 소셜벤처 등 혁신적인 착한 기업 창업에 관심이 높은 상황에서 사회성과인센티브는 청년층의 창업과 이를 통한 일자리 창출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평가된다.
최태원 회장은 “사회성과인센티브가 사회적 기업의 단기적 성장을 이끄는데 그치지 않고 더 큰 사회적 가치를 꿈꾸고, 세상에 그 꿈을 전달하고, 동참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언어로 발전해 나가가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이상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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