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은 자신의 생각을 공유하는 것에서 출발합니다”
22일(현지시간) 샌프란시스코 구글 본사에서 만난 프레데렉 페르트(Frederik Pferdt) 구글 혁신 프로그램 총괄은 전세계 시가총액 1위에 빛나는 구글만의 ‘혁신DNA’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그는 “오픈소스형태로 생각을 공유하고 발전시키는 게 구글기업문화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프레데렉 총괄은 구글에 입사한 신입사원을 혁신적 아이디어가 넘치는 ‘구글러’(구글 직원을 뜻하는 은어)로 거듭나게 돕는다. 그는 구글 신입사원 교육의 일부 재연하며 ‘구글의 혁신 DNA’가 이식되는 과정을 설명했다. 그는 A4용지를 나눠주며 “우선, 만약에(IF)로 시작하는 아무 문장을 적은 뒤 옆사람에게 건내라”고 했다. 기자가 머뭇거리자 그는 “구글의 신입사원 대부분도 그렇다”며 “누구나 자신의 생각을 적는 것까진 쉽지만 다른 이와 공유하긴 꺼려한다”고 말했다. 그는 덧붙여 “자기 생각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공유하며 피드백을 받는 게 혁신적 아이디어의 출발”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프레데렉총괄은 “구글은 ‘TGIF’로 생각을 공유하고 일을 오픈소스로 진행하는 걸 기본원칙으로 한다”고 말했다. TGIF는 ‘매주 목요일 전직원이 모여 임원들의 브리핑을 듣고 질의를 하는 전체회의’다. 초창기엔 회의가 매주 금요일마다 열렸기 때문에 ‘Thanks Googler It’s Friday(TGIF)’라는 별칭으로 불리고 있다. 그는 “조직간 허심탄회하게 얘기할 수 있는 문화가 있어야 투명하고 단단하게 뭉칠 수 있다”고 말했다.
공유에 성공했다면 다음은 ‘긍정’이다. 프레데렉은 “IF로 만든 문장 뒤에 맞아 ‘맞아! 그리고(Yes! and)’로 시작하는 새로운 문장을 더해보라”고 말했다. 그는 “대부분의 혁신적 아이디어들은 위험요소가 많다는 이유로 무모하다는 취급을 받는다”며 “신입사원들에게 ’그래 하지만…’이 아닌 ‘그래 그리고…’로 생각하는 훈련을 시킨다”고 말했다.
혁신으로 무장한 ‘구글러’가 되기 위한 마지막 과정은 ‘실현’이다. 그는 구글 내 ‘더 거라지(The Garage)’를 최초로 고안한 인물로 유명하다. ‘더 거라지’는 3D 프린터 등을 갖추고 있어 직원들이 상상하는 제품이 있으면 바로 시제품으로 만들어 볼 수 있는 공간이다. 구글에서 시작한 ‘더 거라지’는 이젠 IBM, 삼성 등 다른 글로벌 IT기업에까지 퍼져나갔다. 프레데렉총괄은 “교회에 가면 신앙심이 샘솟는 것처럼 시제품 제작실이 있다면 참신한 아이디어도 떠오를 거라 생각했다”며 ‘더 거라지’를 고안한 이유를 밝혔다. 그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시제품을 만들어낼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며 “이런 정신이 있었기에 ‘구글 글래스’와 ‘구글 무인자동차’가 실제로 만들어질 수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 = 오찬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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