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소변이 나와 속옷을 적시는 증상인 요실금. 우리나라 여성의 약 30%가 요실금 등 비뇨기질환을 갖고 있지만, 이중 실제로 병원을 찾는 이들은 약 7.3%에 불과하다. 특히 요실금은 증상을 가진 여성 대부분이 효과적인 치료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치심이나 정보 부족 등으로 적절한 치료와 상담을 받지 못하고 지내는 경우가 많다.
요실금은 크게 복압성 요실금, 절박성 요실금으로 분류된다. 그 중 중년기 여성 요실금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복압성 요실금은 기침이나 재채기, 큰 웃음, 줄넘기나 달리기 등 배에 힘이 들어갈 때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소변이 새는 것을 말한다.
출산 경험이 많거나 난산 등으로 골반근육이 약해지면서 생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소변이 새지 않도록 조절해 주는 요도괄약근이 약해지거나 특히 갱년기 이후에 여성 호르몬의 감소로 요도의 기능이 떨어져 발생하기도 한다.
고대 구로병원 비뇨기과 오미미 교수는 “임신 중이나 출산 후에 약 30%의 여성에서 요실금이 발생하지만, 대부분은 시간이 지나면 정상으로 돌아온다”며 “하지만 한번 발병하면 정상으로 돌아왔던 산모도 다음 분만 후에 증상이 심해지거나 나이가 들면서 근육 힘이 약해지면서 증상이 다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절박성 요실금은 소변을 저장하는 방광의 저장기능에 문제가 있을 때 발생하며 소변이 자꾸 마렵거나 마려운 순간 참지 못하고 그대로 속옷에 싸버리는 것을 말한다. 나이가 증가함에 따라 유병율이 증가하며 한 연구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여성의 3명중 1명은 요실금 증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대개 원인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지만 복압성 요실금이 있는 여성의 30%에서 절박성 요실금이 동반되기도 하며 뇌졸중이나 치매 등의 뇌질환이 있을 때도 자주 나타난다.
절박성 요실금 치료에는 약물복용과 행동요법이 주로 사용되며 복압성요실금은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약물치료법은 절박성 요실금에 주로 사용하며 치료효과가 즉시 나타난다는 특징이 있다. 복압성 요실금은 출산 등으로 이완된 골반근육을 강화시켜주는 골반근육운동을 시도해 볼 수 있지만 증상이 매우 경미한 경우에만 효과가 있고 대부분 수술 치료가 필요하다. 복압성 요실금의 수술은 수면마취하에 시행되며 당일 퇴원이 가능하여 일상생활로의 복귀가 빠르다.
요실금은 간단한 문진만으로도 진단이 가능하기 때문에 수치심을 버리고 비뇨기과 전문의를 찾아 조기에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좋다.
오미미 교수는 “요실금을 자주 경험하다 보면 당황하고 수치심을 느껴 일상생활에 제한을 받게 된다. 운동이나 외출을 삼가게 되고, 낯선 곳에 가면 화장실을 먼저 찾게 된다거나 장거리 여행을 피하는 등 대인관계에서 자신감이 떨어져 우울증에 걸릴 수도 있으므로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요실금 예방에는 치료법의 하나인 골반근육운동이 도움이 된다. 젊은 환자 그리고 증상이 경미한 경우 골반근육의 긴장도를 유지시켜 요실금을 예방할 수 있다. 또한 변비가 심하면 방광을 자극하여 소변을 자주 보게 되므로 변비를 예방하는 것이 좋으며, 자신이 소변을 자주 보는 편이라면 배뇨횟수를 기록한 다음 점차적으로 배뇨간격을 늘려 화장실에 가는 횟수를 하루 6회 정도로 제한하는 것이 좋다. 비만은 요실금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으므로 다이어트도 도움이 될 수 있으며, 알콜이나 카페인, 매운 음식 등 자극이 많은 음식을 피하는 것이 좋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