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리쇼어링 정책이 제대로 힘을 받기 위해서는 2~3중으로 묶인 규제를 풀고 ‘양보다 질’로 승부해야한다고 입을 모은다.
문종철 산업연구원 박사는 “이미 한국 평균임금수준이 높아진 상황에서 기업 유턴 정책이 실효성을 얻으려면 유턴과 동시에 기업이 생산품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정책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대표적인 문제인 동일업종 규제가 풀려야 한다”고 말했다. 동일업종 규제는 신발밑창을 만들던 기업이 한국으로 돌아온 후 유턴 기업으로 인정받아 세제혜택을 받으려면 계속 신발밑창만 만들도록 하는 규제다. 신발 완제품을 만들 경우 유턴기업 혜택을 받을 수 없다.
수도권 규제도 유턴기업이 마주하는 장벽이다. 기업들이 지방으로 나가있다 보니 임금을 더 준다고 해도 기업들이 구인난에 시달리는 경우도 많다.
한·미,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등으로 인해 ‘사실상’ 한국의 내수시장이 커졌다는 점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문 박사는 “실제 유턴기업들을 만나보면 메이드인차이나를 달고 나가던 상품이 메이드인코리아를 달고 나갈때 훨씬 좋은 반응을 보인다는 답변이 많다”며 “FTA를 활용해 외국 시장 진출을 위해 나간 기업들의 유턴과 상품 고부가가치화를 지원해야한다”고 말했다.
엄치성 전국경제인연합회 국제본부장은 “삼성의 베트남 공장처럼 현지진출 목적이 아닌 제3의 국가, 전세계 수출의 기지를 마련하기 위해 해외투자를 한 기업들은 현지시장 진출 목적이 적어 국내 기업환경이 좋으면 얼마든지 되돌아올 것”이라며 “정보기술(IT) 인프라, 인적자원이 뛰어난 한국의 장점을 살릴 수 있도록 노동구조개혁 등이 병행되면 자연스레 돌아오는 기업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장균 현대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현지시장 진출을 위해 공장을 해외로 옮긴 기업이라면 현지 시장이 죽었다고 판단이 되기 전에 돌아오는 것은 적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윤 기자 / 나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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