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산업생태계에서 가장 넓은 협력체계를 이끌고 있는 현대차그룹이 올해도 협력사들과의 동반성장을 키워나가기로 다짐했다.
현대차그룹은 10일 경기도 화성시 롤링힐즈에서 정재찬 공정거래위원장, 신달석 자동차공업 협동조합 이사장, 윤여철 현대차그룹 부회장 및 11개 그룹 계열사 임원, 협력사 대표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380개 협력사와 ‘2016 공정거래협약’ 체결식을 가졌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정재찬 공정거래위원장은 “대ㆍ중소기업 간 상생협력 강화를 통한 경쟁력 있는 기업생태계 구축이야 말로 경제민주화의 진정한 모습”이라며 “내수침체, 해외수요 불안 등 어려운 경제환경을 극복하고 우리 경제가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우리 산업의 경쟁력 강화가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대기업이 중소기업과의 상생협력에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2007년부터 공정위가 시행해오고 있는 공정거래협약은 지난해 209개 대기업이 2만8000여개 중소기업과 체결할 정도로 규모가 커졌다. 협약제도는 중소기업에 대한 대기업의 불공정행위 예방, 경쟁력 강화 지원 등을 통해 궁극적으로는 수입대체, 수출확대, 품질향상 등 우리 산업의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글로벌 톱5 메이커로 성장한 현대기아차는 글로벌 자동차 전쟁이 ‘나 혼자가 아닌 협력사 전체와의 연합전’이라는 생각으로 협력사 지원에 집중하고 있다. 일본 토요타자동차가 지난 수년간의 엔저 상황에서 바로 해외판매가를 낮추지 않고 자사와 협력사의 이익을 쌓아간 것과 유사하다. 현대차는 특히 지난해 제네시스 프리미엄 브랜드를 론칭한 이후 협력사들과의 발전적 관계 형성에 역점을 두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상생 협력은 협력사들의 매출 증가로 나타나고 있다. 현대기아차 그룹 11개사의 1차 협력사 2380개의 매출추이를 보면 2010년 95조원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163조원으로 72%나 성장했다. 특히 중국과 미국 실적이 꺾이면서 어려운 시기를 보낸 지난해에도 협력사 매출은 13조원이나 늘었다.
협력사들의 수익성도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공정위 관계자는 “최근 현대기아차가 글로벌 기업으로 급속 성장하면서 협력사가 발전해야 현대차도 안정적으로 성장할수 있다는 믿음을 갖게 된 것 같다”며 “현대기아차가 그룹 입지에 맞게 향후 협력사 동반성장에 더 큰 노력을 해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영섭 현대기아차 협력회장(㈜진합)은 협약사들을 대표해 “자동차 부품 업체들은 그 동안 공정거래협약을 통한 현대차그룹의 지원 아래 세계적 수준의 기술력을 갖춘 중견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기술개발 등 많은 노력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실제 카본 캐니스터(연료탱크에서 발생하는 가스를 활성탄에 흡착하여 엔진에서 연소시킴으로써 대기오염을 방지하는 부품)를 생산하는 코리아에프티 사례는 동반성장의 모범사례로 꼽힌다.
코리아에프티는 현대차그룹으로부터 연구개발에 필요한 시험차량과 경쟁차량 부품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부담없이 개발에 집중했다. 현대차 그룹의 R&D센터로부터 최적의 설계방향을 도출할 수 있는 해석장비를 지원받기도 했다.
결국 이 회사는 현대차와의 공동연구개발을 통해 세계 최초로 가열방식 하이브리드 자동차용 카본 캐니스터를 개발했다. 코리아에프티는 특허 신기술을 확보하고 최근 3년간 수출 5000억원을 달성했다. GM글로벌, 르노글로벌, 피아트와 계약을 체결해 국내점유율 1위는 물론 세계시장 점유율 4위를 기록했다.
이 회사 매출은 2010년 1854억원에서 2015년 3105억원으로 67.5% 늘었고, 이중 수출은 2010년 4200만달러에서 2015년 1억6700만달러로 297.6%나 급증했다.
[전범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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